![[지윤정의성공파도] [253]인재만들기20대인재](https://img.etnews.com/photonews/1001/100125101610_1889285034_b.jpg)
1983년생 조카가 있다. 외환위기 때 중3이었던 조카는 명예 퇴직한 아버지, 사업 부도난 삼촌, 갑자기 야쿠르트 배달을 시작한 어머니를 목격했다. 돌잔치 때 받은 금붙이까지 내다팔아 고등학교 교복을 겨우 맞췄다. 어려서부터 고생에 대해 면역성을 키워 온 기성세대에 비하면 20대는 곱게 자라다가 불운을 만났다. 풍족한 삶의 뒤안길을 걷듯, 어머니의 쌈짓돈과 아버지의 연금으로 대학에 들어갔지만 휴학과 아르바이트를 번갈아 한다. 졸업해도 마땅히 취업할 곳이 없어서 학생으로 걸쳐 있는 게 그래도 낫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때 아버지의 실직이 금융대란 때 자신의 휴학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렇게 만년 학생으로 부모의 그늘에서 어학연수에 토플까지 스펙을 키워도 일자리는 탐탁지 않다. 내 실력을 알아 주는 곳은 없고 내가 가고 싶은 곳도 없다. 닥치는 대로 일하면서 성취의 땀으로 독립한 기성세대에 비하면 20대는 부모의 희생으로 경제적 여유를 누리지만 독립하지 못한다.
성장기에 이어 사회 진출기에 거듭 사회적 좌절을 경험한 20대에게 꿈은 없고 현실만 있다. 생산활동보다 구매활동이 더 익숙한 그들은 경제적 위기로 인한 불편이 가장 두렵다. 젊은이에게 어울리는 꿈과 낭만과 도전과 정의는 관심에서 멀어지고 안정적 취업과 부유한 삶이 관심을 모을 뿐이다. 매체와 인터넷 공간을 주무르며 당당히 권위주의에 맞서고 개성을 표방하지만 홀로 서지 못했다. 냉소적으로 비판하고 팔짱 끼고 구경하지만 실천과 도전이 빠졌다. 조카에게 다른 세대를 흉내내보라고 조언했다. 생활력은 40대를 따라잡고 도전정신은 10대를 흉내내며 세대를 초월하는 수용성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편한 일이 아니라 필요한 일을 해야 하고 쉬운 일이 아니라 쉽게 일에 뛰어들라고 했다. 스폰지가 물을 흡수하듯 무엇이든 빨아들이고 수용하고 배워야 할 20대가 ‘돈’과 ‘운’과 ‘편리’와 ‘비판’만 추구하면 일찍 늙는다. 20대는 늘 목말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