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회사, 급격한 `다이어트`

경기침체 시작 이후 이른바 ‘미국 주식회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기업들은 업종과 규모를 가리지 않고 인력은 물론, 투자와 매출, 비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줄였으며, 이로 인해 경기가 회복돼도 미국 기업들은 이미 성장잠재력이 위축돼 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작년 4.4분기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위축된 기업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이런 징후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고 25일 전했다.

미국에서는 기업들이 고용을 급격하게 줄이면서 실업자의 40%가량이 27주일 이상 실업상태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일자리를 유지했다 하더라도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임금 상승률은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2.2%(계절 조정치)였으나 소비자 물가는 2.3% 올랐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 기업들의 자본지출은 약 22%나 감소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칩 메이커인 인텔의 경우 이런 비용절감에 힘입어 작년 4.4분기 실적이 크게 호전됐지만, 지난 2005년의 호황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9.5%가 줄었고 순이익은 거의 50%가 감소했다. 고용 인력 규모는 2003년 수준에 불과하다.

WSJ는 인텔이 양호한 순이익의 증가세를 다시 회복할 수 있겠지만, 예전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은 회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항공업계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18%나 감소했다. 이는 9.11테러 여파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2001년의 14%를 웃도는 감소율이다.

항공사들은 취항 노선을 줄이고 운항 항공편도 줄였으며 승무원에서부터 조종사에 이르기까지 직원들을 2년 전보다 10%가량 감원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키스 세린은 한때 수익원이었던 GE캐피털의 규모 축소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고, 유통업체 타깃은 점포의 상품을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