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이닉스 매각` 투자시기 놓쳐선 안돼

 하이닉스 2차 매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6일 이 회사 주가는 전날보다 무려 9.4%나 하락했다. 오는 29일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을 앞두고 이날까지 의사를 밝힌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사흘이 남았지만 전망이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지난 13일 채권단이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당초 보유지분(28.08%) 전량 매각 방침을 수정, 매입의사를 밝힌 기업이 15%만 매입해도 경영권을 넘기고 자금도 지원하겠다는 파격 제안에도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이닉스 세일즈가 난항을 겪는 이유는 기업들이 아직 완전하게 경기회복이 안된 상황에서 최소 2조원의 초기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으며 특히 반도체 산업 특성상 매년 2조원가량의 설비투자에도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 반도체 사이클이 경기동향에 민감해 1∼2년 뒤를 장담할 수 없는 점도 인수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비록 매물로 나왔지만 지금 하이닉스는 매력적인 기업으로 변했다. 지난 21일 발표한 지난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연결기준 매출이 전 분기 대비 32% 증가한 2조7990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238% 늘어난 70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최고 호황기였던 2006년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올 전망도 밝다. PC 시장이 높은 성장세가 예상돼 증권가는 올 영업이익이 2조원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채권단은 2차 매각이 무산될 경우 블록세일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이닉스 새주인 찾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반도체 산업은 선행투자가 중요하다. 하이닉스 매각이 늦어져 적절한 투자시기를 놓쳐 ‘치킨게임의 승리’ 효과가 퇴색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