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0년간 추진한 대학 우수연구센터사업 성과물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인공위성이나 장애인용 로봇팔은 물론이고 아미노산 전환기술(ARCA)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구 성과가 적지 않다. 실제로 이 사업의 과학인용색인(SCI) 논문 평균 피인용 횟수는 5.17회로 세계 평균인 4.62회를 상회한다. 국내 대학에 흩어진 우수한 연구 자원을 특정 분야별로 조직화해 체계적으로 지원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세계적 선도 과학자와 연구성과를 일궈냈다는 점은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
그러나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사업적으로 성공했다고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 이런 연구성과들이 기술 이전이나 사업화로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관건이다. 정부와 기업이 대학을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기술지주회사 지원 등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내부의 구조적 문제로 기대 만큼의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오랜 기간 대학 연구센터지원을 통해 어렵게 개발한 우수 결과물이 자칫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구 성과를 통한 수익 창출에 막연한 거부감을 가진 내부 선입견부터 과감히 버려야 한다. 대학도 이젠 수천억원대 연구비를 단순 관리하거나 집행하는 조직에 머물러선 안 된다. 직접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필요하면 자체 연구 투자도 결정해야 한다. 대학 내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통해 학교가 수익을 얻고, 이를 다시 교수 연구에 지원하는 선순환 시스템이 필요하다. 대학이 첨단 산업 발굴과 사업화의 산실로 자리잡는 것이야말로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