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녹색성장 산업 전문기업 육성 및 지원이 필요하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001/100127055808_199929171_b.jpg)
시대마다 경제를 주도하는 산업이 있다. 과거 자동차 산업이 그랬고, IT와 반도체 산업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녹색산업이 대세다. 녹색산업은 스마트그리드와 연계돼 많은 관련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부는 홍보 예산도 대폭 늘리고, 사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관련 부처, 이를 테면 통신 산업을 관장하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전력산업을 관장하는 지식경제부가 힘을 겨루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국가적인 어젠다로 부상하고, 녹색산업이 경제를 주도하는 산업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전문가도 대폭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기후변화 협상 등과 관련해 전문가로 통했던 어느 한 교수는 최근 관련 전문가가 하도 많아지다 보니 더 이상 자기를 불러주는 곳이 없을 정도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대학들도 에너지관련 학과를 개설하고, 기존 전기관련 학과들도 신재생 에너지 등과 관련한 커리큘럼을 새로 만들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어 앞으로 관련 산업이 점차 확대될 것은 분명하다.
물론 IT처럼 거품이 빠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새로운 친환경의 무한에너지가 개발될 때까지는 녹색산업이 대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도 이를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중요한 것은 녹색성장 산업이 과거처럼 국가적인 홍보 또는 전시 위주의 전개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흐름은 각종 녹색산업 전시회에서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그간 전시회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여러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전시회 메인 위치에 가장 큰 규모로 참가해 신재생 에너지 관련 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과거에 녹색산업 부흥을 위해 주도적으로 제품을 전시했던 보일러 및 냉난방 관련 기업은 중요한 자리를 대기업에게 내주기도 한다. 우리가 과거에 CT2, IMT2000 등 많은 국책 사업에서 실패 사례를 녹색성장산업 관련 사업에서 유사하게 나타나는 현상이 되풀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에너지 관련업체는 물론 전혀 관련이 없던 업체들이 본업을 버리고 철새처럼 사업 아이템을 전환하는 업체들이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우리는 일부 대기업 위주의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TV, 휴대폰 등 세계최고의 제품들이 있지만 모두 많은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에 위주이고 그 주 장비들은 모두 미국, 일본, 독일의 선진국의 장비를 도입해 구축한 시스템들 이다. 대만이나 일본처럼 세계적인 중견기업은 선진국에 비해 너무 빈약한 상태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정부의 자금지원이 기술위주가 아니고 규모나 인맥위주로 지원이 이루어 지고 있어 새로운 사업이 시작되면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어 과도한 경쟁을 하기 때문이다. 기술이 있는 전문회사도 수익을 내지 못해 도산하는 사례가 많다. 일본은 어느 동네에 가게가 생기면 같은 가게를 내지 않고 상생할 수 있는 가게를 내는데 우리나라는 누가 잘 되면 같은 가게를 옆에 줄지어 내서 모두 경쟁력을 잃게 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정부에서 사업을 허가할 때 어느 정도 관리가 필요하다.
녹색상장 사업이 새로이 열리고 있다. 과거 무분별한 과도경쟁을 막고 전문기업만 집중 육성하여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제도 및 지원을 효율적으로 하는 아이디어가 절실한 때다.
박규홍 선인테크놀로지 대표(khpark@suninte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