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257)인재만들기­-60대잔치

[지윤정의 성공파도](257)인재만들기­-60대잔치

 당당하게 코트입은 겨울보다 철이른 바바리를 입고 나온 봄의 초입이 더 춥고, 마음먹고 내복 입은 겨울보다 늦가을, 초겨울이 더 춥다. 아예 추울 것을 각오하고 두껍게 입은 날보다 아직은 괜찮겠지 했던 날이 감기 걸리기 십상이다. 60대는 노인이라기엔 억울하고 청년이라기엔 민망하다. 마음은 아직 60대를 받아들이기 어려운데 외부에선 60대로 깍듯이 모신다. 경로석에 앉기도 쑥스럽고 양보하지 않아도 애매하다. 할아버지라고 부르면 화들짝 놀라고 아저씨라고 부르면 긴가민가하다. 예전엔 인생을 전반 30살에 후반 30살로 종결짓고 60살을 축하하는 의미로 환갑잔치를 했다.

 ‘갑을병정 무기경신인계’의 10간과 ‘자축인묘진사오미 신유술해’의 12간지가 딱 들어맞는 60살은 인생의 아귀를 딱 들어맞게 채웠다고 믿었다. 하지만 요즘은 환갑잔치를 잘 안 한다. 70살을 축하하는 고희연, 결혼 50주년을 기념하는 금혼식쯤은 되어야 잔치할 명분이 선다. “나 같은 늙은이 하나 없어져도 변하는 거 없어”라며 자괴감 섞인 혼잣말이나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부아성 발언을 퍼부어댈 자격은 있는 나이, 하지만 아직은 낯설은 나이다. 스스로 노인이라고 하면 노인으로 대접하고 아직 중년이라고 하면 중년으로 믿는 나이다.

 내가 아는 지인은 자녀를 여의시고 나니 이웃이 보였다고 하고, 손주를 얻으시고 나니 후세대를 위한 기여에 대해 고민하게 되더라는 말씀을 하셨다. ‘여가와 가족’만을 중시할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와 목적’을 생각하면 늙지 않는다. 문 닫을 준비를 하는 삶은 오래 사는 게 아니라 오래 걸려 죽는 것이다. 믿는 만큼 젊어지고 의심하는 만큼 늙는다. 자신감만큼 젊어지고 두려움만큼 늙는다.

 건강도 치료보다 예방에 신경써야 하듯 60대도 버티기보다 가꾸기에 신경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