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3세대(3G)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를 ‘4월 1일 이후’로 한 번 더 연기할 조짐이다. 지난해 1월 16일을 첫 경매일로 발표한 이래로 연거푸 연기하면서 인도 정부의 정책 신뢰도와 시장 가치에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과 다우존스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3G 경매뿐만 아니라 4G 이동통신서비스를 고려하느라 주파수 할당 일정을 다시 연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에만 ‘1월 14일’과 ‘3월 31일’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4월 1일’은 인도의 국가 회계연도가 새로 시작되는 시점이어서 경매가 더 늦어질 가능성도 엿보였다.
인도는 여전히 3G 주파수 4개 블록의 개별 경매 시작가격을 7억5500만달러(약 8800억원)로 기대했다. 인도 이동통신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는 있으나 주파수 면허가격만으로 7억달러 이상을 낼 사업자가 나설지 주목된다. 염가형 선불 음성 통화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점도 3G 이동통신사업자에게는 녹록지 않은 장매물이 될 전망이다.
따라서 주파수 경매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 고개를 들었다. 인도는 주파수 ‘1블록에 7억5500만달러 이상’을 받아 국내총생산(GDP)의 6.8%까지 치솟은 재정 적자를 메우려 하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것.
인도 정부는 2.1기가헤르츠(㎓)대역에서 3G 이동통신 면허 5개(블록: 1개는 국영통신사 BSNL과 MTNL에 이미 할당)를 경매한 뒤 800메가헤르츠(㎒) 대역에서 1개 블록, 2.3㎓ 대역에서 2개 블록 등을 추가로 할당해 최소 53억5000만달러(약 6조2800억원)를 벌어들일 계획이다. 하지만 최소 8개에 달하는 주파수 블록을 ‘3G 이상 4G’까지 포괄할 만큼 인도 이동통신시장이 무르익었는지에 의문이 제기됐다.
인도 정보통신국(DoT)이 애초 주파수 경매 시작(유보) 가격을 ‘1블록에 4억1300만달러(약 4800억원)’로 추산했던 것도 시장 규모·가치·잠재력을 감안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를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리려는 인도 재정부의 방침이 잇따라 경매일을 연기한 이유로 전해졌다.
특히 3G 이동통신용 2.1㎓ 대역 경매일정이 4월 1일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커져 ‘광대역 무선 접속(BWA)’용으로 할당하려는 2.3㎓대역 경매도 덩달아 늦어질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이 대역에서 주파수 폭 20㎒씩 2개 블록을 경매할 예정인데, 한국 정부가 바라는 대로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 상용화 사례로 떠올라 장비·서비스 수출에 청신호를 켤 수 있을지 시선이 모였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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