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처럼 접히고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 손가락 끝의 센서에 의해 허공에서 열고 조정하는 가상 디스플레이, 자동차 유리창에 다양한 정보들이 디스플레이되고 옷 속에 내장된 컴퓨터, 통신장치 등등. 마이너리티 리포트, 아바타와 같은 SF 영화 속에서 종종 등장하는 미래의 전자제품들은 과연 우리 생활에 나타날 수 있으며 그 시기는 언제쯤일까?
현재 전자제품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종이, 비닐, 천 등에 디스플레이, 컴퓨터, 센서, 태양전지 등의 전자제품들을 제조하는 기술들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또 일부 시제품도 CES 등의 전자제품 전시회에서 소개되고 있다. 특히 이 전자제품의 제조과정에서 인쇄공정을 도입하여 생산단가를 낮춘 기술을 인쇄전자라고 한다. 물론 이 인쇄공정으로 전자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은 아직도 멀고 험난하다. 이를 위해서는 나노 기술과 IT 기술을 융합하여 인쇄공정에 적합한 잉크(반도체, 도체, 절연체 잉크 등)를 개발하여야 하고 인쇄공정 뿐만 아니라 적합한 구조설계 기술 등이 개발되어야 한다.
앞으로 IT분야의 생존 키워드는 ‘창의적인 디자인’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인쇄전자기술이 상용화 된다면 전자제품에서 공학적인 구속과 한계는 대부분 극복되고 디자이너들의 상상력과 창조력이 거의 무제한으로 발휘된 SF 영화 속과 같은 장면들에 등장하는 전자제품을 현실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인쇄전자기술은 일부 상용화된 제품도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아무도 발을 딛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에 투자와 연구 개발 노력 여부에 따라 우리나라는 이 분야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다. 인쇄전자기술로 구부러진 전자제품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면 SF 영화 속 장면들처럼 가상현실과 현실세계를 연결해줄 수 있고, 제조비용의 절감에 따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해지면 소외된 계층도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메이드 인 코리아’의 기력으로 말이다.
기고자: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단 소자재료연구센터 임종선 선임연구원(jslim@kric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