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259) 직장탐구생활-아프다고 엄마가 대신 전화해요

[지윤정의 성공파도](259) 직장탐구생활-아프다고 엄마가 대신 전화해요

"여보세요, 김과장님이신가요? 저는 이민형의 엄마인데요, 오늘 애가 너무 아파서 회사엘 못 갈 것 같네요. 영 일어나질 못해요. 잘 좀 봐주세요" 학부형의 전화를 받는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이 된 것 같다. 어제까지 멀쩡히 퇴근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전화통화도 못할 만큼 아픈가? 엄마 입을 빌려 결석하는 미취학 아동처럼 20대가 훌쩍 넘고서도 엄마를 통해 결근을 알린다. 입사통지서를 취학통지서로 착각한 건 아닌지, 보호자를 동반해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요즘 신세대들, 도통 이해가 안된다.

키덜트(Kids+ Adult)족이 직장에 입사했다. 레고 장난감, 게임 속 주인공과 대화를 하던 그들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맞벌이를 하며 한없이 너그럽게 키웠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나아 잘 키우자, 잘 키운 딸 하나 열아들 안 부럽다" 는 산아제한 정책에 힘입어 금이야 옥이야 키운 외동아들, 외동딸이다. 물질적 풍요만큼 사랑도 독차지했고, 헌신적인 사랑만큼 부모 의존도가 높은 세대다. 옳다 그르다를 논하기 전에 이런 성장배경과 세대적 특수성을 이해하면 한심하다가도 감정이 누그러진다. "요즘 애들 왜그래?"라며 혈압 올릴 일이 아니라 "어떻게 정정해 주나?"에 집중해야 할 일이다.

섣부른 판단은 쥐약이다. 정말 혼수상태였을 수 있고 피치 못할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직접 전화하지 못한 이유를 묻고 부모님의 전화가 회사에서 어떻게 비쳐질지에 대해서 묻자. 책임감이 부족한 개인으로 비쳐질 것을 알면서 부득이 그랬을 수도 있고, 그 질문 자체로 인해 그 행동의 파급영향을 깨달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진지하게 경고하자. 뜻밖에도 이런 일이 커피자판기 앞에서 키득거리는 놀림용으로는 회자될지언정 정식으로 당사자에게 충고하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모를수록 단호하게 알리고 앞으로를 위해 꼭 짚고 넘어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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