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식 LG CNS 과장은 업무에 필요한 자료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에 한정된 PC 용량으로 인한 고민이 많았다. 방대한 자료를 보유하다보니 필요할 때 원하는 자료를 검색하는데도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했다.
업무용 소프트웨어(SW)를 개인 PC에 설치할 때는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놓기 일쑤였다.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회사 자료를 사용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조 과장은 최근 이같은 걱정과 우려를 일시에 떨칠 수 있게 됐다. 회사가 모든 데이터베이스(DB)와 SW를 서버에서 불러와 쓸 수 있는 ‘서버 기반 컴퓨팅(SBC)’ 환경을 전격 도입했기 때문이다.
LG CNS(대표 김대훈)가 임직원 업무 환경을 ‘서버 기반 컴퓨팅(SBC)’으로 전환했다.
일명 ‘데스크톱 가상화’로 불리는 ‘서버 기반 컴퓨팅’은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서버에 설치한 뒤 인터넷을 이용, 임직원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조 과장을 비롯해 LG CNS 본사에 근무하는 1500여명 임직원은 1일부터 개인 PC로는 단순히 부팅만 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중앙 서버에 접속, 업무를 처리하게 됐다. 사무실이 아니더라도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곳이라면 업무를 처리하는 게 가능하다.
LG CNS 임직원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는 서버에 모두 설치됐고 업무를 통해 생성된 데이터는 개인에게 할당된 데이터 장비에 모두 저장된다.
IT 자원을 개별적으로 구매하지 않고 필요할 때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를 받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현실화된 것이다.
LG CNS는 대기업 가운데 전사 차원의 업무 환경을 ‘SBC’로 전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SBC’는 임직원이 필요로 하는 각종 구매 비용도 줄일 수 있고, PC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 소비량도 낮출 수 있어 녹색 정보기술(그린 IT)로도 각광받고 있다. 모든 임직원이 기업 내 서버에서만 작업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외부로 유출하는 것을 원천적 차단, 기업의 자산 기술과 정보 유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 CNS는 ‘SBC’를 위해 서버 700여대와 임직원의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약 1.4 페타바이트(Petabyte)의 대규모 저장 장비, 네트워크 장치, 소프트웨어 등 약 150여억원을 투입했다. 회사는 앞으로 1∼2주일간 SBC 대한 온라인 동영상 교육을 실시한다. 본사에 이어 순차적으로 고객사에 근무하는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의 업무 환경도 SBC로 단계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남석우 LG CNS IT 담당은 “기업의 정보 보호는 물론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를 통한 IT 투자 비용 절감과 그린 IT 실천 등 ‘SBC’를 통한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며 “기업 IT 투자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LG CNS는 2008년 8월부터 사내 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서버 기반 컴퓨팅’ 전환을 추진, 별도의 태스크포스을 구성해 IT 투자대비 효과와 IT 인프라 기술 변화 등을 분석했다.
이어 10월부터 사업 제안과 관련된 일부 조직을 ‘서버 기반 컴퓨팅’ 환경으로 만들어 1차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해 향후 발생될 수 있는 기술적 문제점과 정보유출 방지 효과 등을 확인한 바 있다.
지난 해 4월부터 IT 개발 및 운영 인력을 대상으로 2차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해 1차 테스트 기간에 발생된 기술적인 문제 해결 등을 검증해왔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