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제287회)가 1일 30일간의 일정으로 열렸으나 전파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 주요 정책관련 민생법안은 후순위로 밀려날 전망이다.
정치권 화약고인 세종시 수정안 관련 법안에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다 야당의 민영미디어렙 도입 방침 철회 요구, 최문순·천정배·장세환 의원의 국회 복귀, 6월 지방선거 등 정치적 이슈가 민생 법안 처리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파수 경매와 관련한 사안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위임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파법 개정안은 상정조차 어려워 보인다. 야당이 방통위 권한을 제한하자며 강하게 맞서고 있는데다, 미디어렙 관련 법안 및 종합편성채널사업자 선정 등과 연계해 처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파수 경매제는 4G 이동통신시장을 개화하고 우리나라 관련 산업을 고도화할 수 있는 주요 정책 중 하나지만 좀처럼 국회의 문턱을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 ‘법안 소위’ 날짜도 잡지 못했고, 관련 법안은 오는 4월 임시국회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안정상 국회 문방위 수석전문위원은 “방통위 등 해당 기관의 업무보고까지 잡혀있어 물리적으로 회기내 주요 법안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다만 전기통신사업법 등 일부 여야간 이견이 없는 법안의 각개 처리는 이달 중 처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모욕죄 신설과 방통위 사무총장제 도입 등에 관한 법률은 여야는 물론, 한나라당내에서도 조율이 안돼 상정 자체가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선출하는 방식 문제로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의 의결을 순연했다.
국회는 일단 10일까지 대정부 질문을 벌인 뒤, 11일부터 상임위 활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바로 설 연휴가 시작돼 본격적인 법안 소위는 이달 중순께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임시국회 대정부 질문과 관련해,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들이 정치적 논쟁거리에 머물러선 안된다”며 “정부가 책임있고 당당한 모습을 통해서 국민을 납득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정지연·류경동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