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굴욕`…신용등급 하락 亞의 10배

지난해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횟수가 아시아의 10배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가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국가는 지난해 유럽이 13개국으로 가장 많았다.

하향 조정 건수(중복 합산)로 따지면 유럽이 34건으로 전 세계의 약 63%를 차지했다. 북아메리카가 14건이었으며 아시아 3건, 오세아니아 2건, 아프리카 1건, 남아메리카 0건이었다.

2개 이상의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내리거나 1년 새 두 차례 이상 신용등급이 떨어져 울상을 지은 국가도 유럽과 북아메리카에 집중됐다.

그리스, 라트비아, 아일랜드, 엘살바도르, 우크라이나, 자메이카 같은 국가들은 3대 신용평가사가 일제히 신용등급을 1~2등급씩 하향 조정했다. 자메이카는 S&P가 세 단계나 신용등급을 낮췄다.

반대로 아시아와 남아메리카의 경우 오히려 신용등급이 올라간 국가가 많았다. 남아메리카와 아시아에서는 9건과 5건씩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돼 유럽(1건), 북아메리카(0건)와 대조적이었다.

신용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된 국가도 유럽에 주로 분포했다. 그리스,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아일랜드, 에스토니아,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헝가리 등은 신용평가사 2곳 이상에서 부정적 전망이 나왔다.

3개 신용평가회사가 책정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A2, A, A+)은 바뀌지 않았다. 피치는 지난해 9월 우리나라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올리기도 했다.

우리나라 기업의 신용등급이 25건 하향 조정돼 상향 조정(10건)보다 많았던 것은 무디스가 신용평가 방법에 변화를 주면서 정부보다 높았던 은행과 공기업의 신용등급을 정부 등급보다 낮게 조정했기 때문이라고 국제금융센터는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 김윤선 연구원은 “선진국들은 정부 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소버린 리스크(정부의 채무상환 위험)’가 부각돼 신용등급이 하락한 반면, 거시경제 지표가 튼튼하고 위기 대처가 시의적절했던 국가들은 신용등급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