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교통안전 문제 주무각료인 레이 러후드 교통장관이 도요타 리콜 사태와 관련해 “리콜된 차량의 보유자는 운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가 파문이 커지자 한발짝 물러섰다.
러후드 장관은 3일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가속페달의 안전성 문제로 리콜조치된 도요타 차량을 보유한 운전자는 차량 운전을 중단하고 즉시 수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후드 장관의 이런 발언은 도요타 리콜 파문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한층 더 증폭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왔고, 도요타 측도 즉각 사태 진화에 나섰다.
도요타 측은 가속페달이 제대로 복원되지 않아 엔진출력이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은 매우 드물게 나타나며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는 것으로 차량을 멈출 수 있다고 해명, 리콜차량 보유자들을 안심시키는데 주력했다.
사태가 이런 양상으로 전개되자 러후드 장관은 청문회가 끝난 후 발언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하며 한발짝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내가 말하고자 한 것은 리콜 차량을 보유하고 있거나 차량에 의심이 간다면 딜러에게 차량을 맡겨 수리를 받으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도요타 리콜 차량 보유자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딜러와 접촉, 수리를 받을 것”을 조언했으나 차량운행의 중단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도요타 측도 이후 성명을 내고 “러후드 장관이 리콜 문제과 관련한 언급을 명확히 해준데 대해 감사한다”면서 “우리는 문제가 된 가속페달의 오작동이 매우 드물게 나타나고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이해시키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러후드 장관의 발언 수정으로 파문이 더 이상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일본 차 때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오고 있다.
러후드 장관은 지난달 28일 “도요타의 리콜 및 관련 차량의 생산.판매 중단조치에 만족하며, 도요타가 미국 법규를 잘 이행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리콜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비등하자 2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도요타의 리콜 경위를 상세히 폭로하면서 도요타가 초기에 안이하게 대응하다 미 정부의 압력에 못이겨 마지못해 리콜에 나섰다면서 도요타를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이날 청문회에서 나온 ‘도요타 차량의 운행 중단’ 발언은 비록 사후에 수정되기는 했지만 도요타 차량 보유자들을 극도의 불안에 휩싸이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됐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미국내 정치분석가들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오바마 정부가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와 자동차노조의 표심을 다지기 위해 도요타를 제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