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압도적인 선두를 유지했던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이 지난해에는 일본 도시바와의 양강 구도로 전개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이크론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3위로 부상한 대신, 하이닉스반도체는 4위로 떨어졌다.
3일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37.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지난 2008년 40.5%의 점유율과 비교하면 2.6%포인트 내려갔다. 반면 일본 도시바는 34.2%의 점유율을 기록, 삼성전자를 3.7%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뒤쫓았다. 지난해 28.1%의 점유율보다 무려 6.1%포인트나 뛰어올랐다.
미국 마이크론도 공세 수위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론은 지난 2008년만 해도 7.9%의 점유율로 4위에 머물렀지만 작년에는 9.4%로 확대해 하이닉스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이에 비해 하이닉스의 점유율 하락폭은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닉스는 지난 2008년 15.1%의 점유율로 3위를 유지했으나, 작년에는 9.1%에 그쳐 4위로 추락했다. 무려 6%포인트나 빠지면서 한자릿수대 점유율로 낮아진 것이다. 그 뒤를 인텔(6.9%)과 뉴모닉스(2.5%)가 각각 차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도시바의 양강 구도를 뚜렷이 드러냈다. 도시바와 마이크론이 시장을 잠식하는 사이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점유율은 축소된 것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집계만 보면 삼성전자·하이닉스의 위상은 다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38.6%, 도시바는 32.7%, 마이크론은 9.9%, 하이닉스는 9.8%를 각각 기록하며 나란히 순위를 올렸다. 낸드플래시 시장이 본격 회복되면서 삼성전자·하이닉스가 공세를 펼친 결과로 풀이된다.
D램익스체인지는 MP3플레이어를 비롯한 모바일 제품들의 성수기 수요에 대비해 지난해 4분기 재고 비축 수요가 늘면서 낸드플래시 시장도 크게 성장한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낸드플래시 업체들의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0%나 늘어났고, 매출액도 15.7%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시장평균가격(ASP) 또한 5% 상승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