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세금수입이 줄어들자 미국의 여러 주들이 서비스 분야에도 판매세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방안은 처음 시도되는 것이 아니고 이미 서비스세를 도입한 주들도 있지만 해당 분야 종사자들의 반발이 심해 전반적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8일(현지시간) 수십년만의 재정악화를 경험한 미국의 많은 주들이 세수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잔디관리나 회계서비스 등 서비스 분야에 대한 판매세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서비스분야에 대한 세금 도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켄터키 주는 리무진이나 열기구 타기 등 일부 첨단 서비스 업종에 판매세를 도입한 바 있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서는 지난해 자동차 수리나 잔디관리 등에 대해 서비스세를 도입하는 법안이 제안됐지만 주의회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메인주에서도 소득세는 낮추는 대신 자동차 수리나 드라이크리닝 등에 대해 서비스세를 늘리는 법안이 지난해 통과돼 오는 6월 주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이미 많은 주에서 호텔이나 식당 등의 서비스에 대해 세금을 물리고 있다. 또 서비스 분야는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의 임금을 통해 간접적으로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2007년 현재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서비스에 대해 세금을 물리는 주는 7개주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와이와 뉴멕시코 주가 가장 광범위한 서비스세금 제도를 갖고 있어 영화 티켓 판매를 포함해 150개 이상 분야에 대해 세금을 물리고 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세제위원회 의장을 지낸 제럴드 파스키는 “세금제도는 현재의 경제상황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회는 개인소득세를 낮추고 법인세나 판매세를 없애는 대신 기업의 실제 매출에 근거해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경우 기업의 세금부담은 늘어나게 된다.
그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판매세는 서비스 분야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정부는 그런 분야 종사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캘리포니아 상공회의소 측은 물론 이런 움직임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카일라 크리스토퍼슨은 “세탁업 등 소규모 업자들은 서비스를 판매할 수 밖에 없으며 결국 소비자들에게 가격이 올랐다고 얘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분야 소비는 연간 6조1천억 달러 수준으로 전체 소비지출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지만 아직도 많은 주와 지방 정부에서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이는 세금 도입의 역사에서 배경을 찾을 수 있다. 판매세는 지금으로부터 75년전 전체 경제에서 서비스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할 때 처음 도입됐고 그 이후 의원들은 기존의 세율을 높이는 것이 새 분야에 대해 세금을 물리는 것보다 쉽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서비스세는 크게 늘지 않았다.
서비스 분야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만큼 그들이 차지하는 영향력도 함께 커진 것도 중요한 이유다.
테네시 대학교의 윌리엄 F폭스 교수는 “서비스 분야에 세금을 물리자는 제안이 있을 때마다 해당 분야 사람들은 전면적으로 로비와 반대를 해왔다”면서 “이런 반대를 극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