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가 한국의 IT 기술 쇼핑에 나선다.
인수합병(M&A)으로 성장한 세계 1위 통신장비 회사가 움직인다는 점에서 국내 IT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10일 시스코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본사의 이머징테크놀로지그룹(ETG)의 부회장 등이 방한, 소싱 가능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1차 면담을 진행했다.
ETG는 시스코 내에서 공식 제품으로 출시되지는 않았으나 향후 사업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를 찾는 역할을 담당한다. 스마트그리드 등이 ETG에서 담당하는 대표적인 분야다.
이번 국내 업체들과의 만남도 자사가 가지고 있지 않은 기술이나 솔루션을 가진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시스코 측에서도 역량 있는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 협력을 진행하는 ‘에코파트너’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시스코는 파트너로 채택되는 기업과 공동 투자를 진행하거나 필요하다고 느끼면 적극적인 인수까지 추진한다. 실제 지난 주 방한했던 시스코 부회장 일행은 u헬스케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I사 등을 방문, 이에 대한 설명을 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방문했던 기업들에게는 개별 연락을 통해 협력 여부를 통보할 전망이다.
아직 정확한 일정과 투자 방식 등에 대한 것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얼마전 한국의 이동통신 분야 부품업체 투자를 선언했던 퀄컴의 모델과 비슷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퀄컴의 한국 내 투자는 코트라(KOTRA)의 GAPS(Global Alliance Project Series)의 역할이 컸다.
이를 위해 시스코도 향후 일정과 업체 선별 등의 작업을 위해 코트라와 접촉하고 있다. 코트라를 통해 계획을 구체화하고 이번 방문보다 더 큰 규모의 업체를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만간 시스코 본사 최고위 임원의 방한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코 고위 관계자는 “부품 소싱을 위해 지난 주 본사 고위 임원들이 한국을 방문, 일부 기업들의 기술을 검토했다”며 “멀지 않은 시점에 향후 일정과 협력 방안 등 구체화된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에 대한 투자계획도 지난해 존 챔버스 회장이 방한했을 때 밝힌 한국 내 20억 달러 투자 계획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시스코는 당초 말레이시아에 짓기로 예정됐던 아시아 지역 자체 데이터센터를 인천 송도로 옮기는 방안을 본사 차원에서 검토하는 등 한국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