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체에너지 관련 청정기술(클린테크) 분야에서 중국에 시장을 완전히 내줄 위험에 처했다. 미국 정부가 클린테크에 관심을 접은 사이 중국 정부가 강한 인센티브 정책으로 클린테크를 지원하면서 급부상했다는 분석이다.
15일 머큐리뉴스 등에 따르면 최근 클린테크 분야에 경쟁이 매서워지면서 미국이 이 분야 최고 지위에서 멀어지게 됐다.
특히 중국의 태양광 발전 역량이 전세계 총량의 42.9%를 점유하면서 미국을 넘어섰고, 머지않아 풍력 등 다른 클린테크 분야에서도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는 미국과 중국 정부의 상반된 움직임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중앙 정부는 그린기술 연구에 연간 1000억달러(약 115조63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또 전기차에서부터 가정용 태양광패널 업체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은 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이 됐다. 또 시장이 열리면서 패널의 가격도 와트(W)당 4달러에서 2달러로 떨어뜨릴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 중국은 미국 텍사스에 15억달러(약 1조7344억원) 규모의 풍력 시설을 수출했고, 2008년에는 워렌 버핏이 중국의 전기차 업체 BYD의 지분 10%를 인수하기도 했다. 중국은 2020년까지 대체에너지 생산비중을 현재 7% 수준에서 최소 15%까지 늘리겠다는 비전을 제시, 적극적인 지원책을 펴나가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의 스티븐 추 장관은 “중국은 매우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중국은 이 새로운 산업 혁명의 리더가 되길 원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지난 1980년대 이후 공공 및 민간의 에너지 관련 연구개발 투자가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 2005년에는 1980년대 최고 투자액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체에너지에 대한 펀드투자는 건강 관련 펀드투자의 30분의 1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인텔의 전 최고경영자(CEO) 앤디 그루브를 포함한 실리콘밸리의 업계 대표들은 최근 정부가 청정에너지 업계에 인센티브 등 재정적 보조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들은 “중국과 유럽이 적극적인 정책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선도(리드)하지 못한다면 이제 기름 수입 대신 진보된 기술을 수입하는 처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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