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회 문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주파수법일부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주파수 경매제’의 시행이 가능해졌다.
앞으로 주파수 할당은 글로벌 스텐다드에 맞춰 시장경제 논리로 가자는 게 정치권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부터 논의가 본격화될 ‘700㎒’와 ‘2.1㎓’ 대역 주파수의 할당부터 경매제 실시 여부가 통신사업자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다. 와이브로 대역인 2.3㎓와 2.5㎓ 역시 원칙적으로는 경매제 적용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경매제를 도입하면) 주파수 할당업체 선정에 잡음이 없어지고, 원하는 사업자가 원하는 금액을 내고 주파수를 사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할당대가와 달리) 경매제는 경쟁 과열시 주파수 가격이 오르고, 결국은 통신요금에 투자비가 전가돼 국민적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실제로 지난 2000년도에 유럽에서 IMT대역 경매방식으로 할당, 주파수 가격이 올라가 결국 사용자의 부담이 높아진 사례가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제 주파수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가시화된 이상, 어떤 주파수 할당에 경매제가 도입되느냐가 가장 큰 이슈다. 그 근거가 되는 이번 개정안의 제11조에 따르면 ‘주파수 할당의 원칙은 경매제로 하되, 경쟁적 수요가 없는 등 특별한 경우는 대가할당방식을 채택한다’고 돼있다.
하지만 법안에 나와 있는 ‘특별한 경우’에 대한 구체성이 모호해, 향후 법리 해석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다만, 주파수 경매제는 기간통신사업자 대상의 할당에만 국한한다. 재할당이나 방송 관련 주파수는 모두 심사할당 방식으로 규정돼 있다.
오남석 방송통신위원회 전파기획관은 “법안 문구는 그렇게 돼 있으나, 우리나라 통신시장의 현실상 많은 주파수 할당에 경매제를 바로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매제 도입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기준을 정하는 작업은 지금부터다”고 말했다.
김정삼 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정책과장은 “이번 800·900㎒와 같이 2개 대역에 2개 사업자(KT·통합LG텔레콤)가 경쟁에 응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경매제 대신 대가할당 방식을 채택하게된다”며 “700㎒의 경우 황금주파수로 불리는만큼 경매로 할당되는 첫 케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