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적 방송광고 체제 도입을 위한 ‘미디어렙’ 입법 논의에 나선 여야 의원들 다수는 하나의 민영 방송광고대행사를 허용하는 ‘1공영 1민영’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18일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17일까지 한 달간에 걸쳐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에 응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15명의 의원 가운데 9명이 ‘1공영 1민영’안을 지지한 반면 다수의 경쟁 민영사 도입을 지지한 의원은 5명에 그쳤으며 한 명은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설문에 응하지 않았으나 그간 법안을 통해, 또는 별도로 입장을 밝힌 의원들 6명을 포함하더라도 ‘1공영 1민영’ 지지자는 13명, ‘1공영 다민영’ 지지자는 7명이었다.
1민영 안은 과거에 비해 경쟁 구도를 크게 촉진하지 못하지만, 과도한 경쟁에 따른 시장 불안을 최소화하고 점진적인 변화를 유도한다는 장점을 지닌다. 구체적으로 1민영안에 찬성한 이들은 한나라당의 강승규, 김효재, 안형환, 이경재, 진성호 의원, 비교섭단체의 김창수, 송훈석, 이용경, 김을동 의원 등 13명이었으며, 다민영안에 찬성한 이들은 한나라당의 한선교, 성윤환, 이정현 의원, 민주당의 전병헌, 조영택 의원 등 5명이다. 그외 고흥길 문방위원장과 한나라당 나경원, 최구식, 홍사덕 의원은 1민영안에 찬성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한나라당 허원제 의원과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다민영안 지지 쪽이다.
응답자 가운데 6명은 종합편성채널과 보도 채널사용사업자 허용 시 이들의 광고대행업무를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8명은 의무위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리고 미디어렙의 영업 영역 확대 여부에 대해선 찬성이 8명, 반대가 6명으로 찬성 쪽에 무게가 실렸으며, 반대 6명 중 5명도 한시적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소유지분 제한과 관련해선 응답자 다수가 1인 소유지분을 제한해야 하며, 그 비율은 30% 이내로 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대기업, 신문사 지분 참여는 10~20% 의견이 많았으며, 지분참여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중소방송사 지원과 관련해선 지원장치가 필요하다는데 응답자 모두가 공감했다.
한편 헌법재판소가 국회에 부여한 1년간의 입법 유예기간이 지나 법적 안정성이 훼손되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특임장관으로 임명된 주호영 의원을 제외하고 한나라당 정병국, 민주당 김부겸, 변재일, 서갑원, 장세환, 천정배 의원 등 6명은 뚜렷한 소신을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법안을 세밀히 다뤄 심사해야 할 법안심사소위에 참여한 민주당 소속 의원 두 명도 의견을 내지 않고 있음은 아쉬운 대목이다.
유성진 이화여대(정치학.스크랜튼학부) 교수는 “국회의원들은 정치인이면서 동시에 국민으로부터 신성한 입법권의 책무를 위임받았다”며 “의정활동의 기본이라 할 입법의무를 방기한다는 책임 추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행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