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마케팅은 ’삶’이다

[현장에서] 마케팅은 ’삶’이다

 사업의 존속에 있어 마케팅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 사안이다. 하지만 마케팅의 성공과 실패에는 정답이 없다. 그때 그때의 환경과 사안에 따라 수시로 재해석되고 수많은 방법이 나오는 게 마케팅이다. 기업 생존의 전장에서 치열하게 펼져지는 마케팅 경쟁은 ‘인간의 삶’ 그 자체다.

 도심을 거닐다 보면 장미꽃을 파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상인은 “장미 한송이 사세요.”라고 하는 데 반해 어떤 상인은 “사랑 한 송이 사세요.”라고 말을 건넨다. 아주 작은 차이지만 판매 실적에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임이 명약관화하다. 그 순간에 그 연인커플에게 필요한 것은 소장가치를 위한 장미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사랑의 상징으로 보여주고 싶은 장미였을 테니까. 나의 상품, 서비스를 소비자 입장에서 어떻게 재해석하느냐 하는 것은 마케팅의 핵심이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개발, 검토하고 그 중 최적의 안을 선택하는 것이 마케팅의 속성이라 할 때, 마케팅은 바로 ‘삶’이다. 사소하게는 아침에 출근할 때에도 버스를 탈 지, 택시를 탈 지, 지하철을 탈 지를 고민하면서 각각의 대안들이 주는 그 시점에서의 효용과 혜택, 그리고 그 반대급부로 지불해야 할 심리적, 물리적 비용들을 의식, 무의식적으로 따져 최종 선택을 하고 행동에 옮긴다. 뿐만 아니라, 결혼 상대를 구한다거나 이직을 한다거나, 그 외 삶의 모든 모습에서 어김없이 마케팅의 그림자를 보게 된다. 단골 손님에게 사과 하나 더 주는 시장의 늙은 할머니로부터 고객 로열티 마케팅을 보며, 치킨 10마리를 주문하면 1마리를 서비스로 주는 치킨집 사장님을 통해 마일리지 마케팅을 본다. 이렇듯 우리의 삶의 모든 곳에 마케팅은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마케팅은 이제 ‘삶’, 그 자체인 것이다.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한 눈물, 아쉬움, 가슴저미는 고민과 고통이 수반되는 마케팅의 본질을 정면으로 받아들인 마케터들은 비록 오늘 하루 고달플지라도, 누구보다도 가슴 뛰는 삶을 살기에 행복하다. 마케팅은 바로 ‘삶’이기에 2010년 올해도 그들의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그들의 계속되는 승전보를 기대해본다.

안병민 휴넷 마케팅 본부장 trotan@hu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