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 ­지방선거에 거는 기대와 희망

[리더스포럼] ­지방선거에 거는 기대와 희망

 지방선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왔다 1인 8표제, 1만5000여명이 출마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지방선거다. 여러 정치적 이슈와 정당의 움직임이 관전포인트가 되겠지만, 실제 지역유권자들의 관심사는 누가 우리 지역경제를 회생시킬 적임자인가에 있을 것이다. 특히 지역경제성장을 위해 기업을 유치하고, 외자유치를 촉진하는 활동은 이제 지자체장의 필수 임무가 됐다. 친기업 정책과 적극적인 비즈니스마인드는 어느덧 지자체장이 갖춰야 할 필수덕목이 됐다. 하지만 국내 지자체들의 비즈니스활동이 다음 선거를 위한 홍보성 치적이 아닌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혁신의 길을 가야 할 것 같다.

 여전히 높은 규제와 수동적인 사고는 국내기업조차 투자를 주저하게 만든다. 복잡한 절차와 과도한 규제, 인허가 문제, 높은 부대비용 등은 기업이전이나 신규투자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겪게 될 장애요인이다. 국내기업에 대한 서비스 현실이 이렇다면 외국인투자유치라고 특별히 더 나을지 의문이다. 행정서비스의 질과 제도의 수준을 좌우하는 것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적극적이고 체계화된 글로벌전략과 비즈니스마인드에 있다.

 외자유치 벤치마킹 대상도시로 거론되는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등을 보면 공통적인 성공요인이 있다. 국가차원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과 지자체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이다. 내가 경험한 중국의 IT전략도시인 다롄시도 전략과 시스템, 사람의 마인드가 외자유치에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보여준다. 다롄시는 구 단위 행정구역마다 투자촉진국을 두고 외자기업뿐만 아니라 국내기업 유치에도 치열한 경쟁을 유도한다. 매년 외자유치 목표액을 할당하고, 전년도 대비 외자유치액 실적과 유치기업의 브랜드파워를 평가해 행정구역과 해당 공무원들을 평가한다. 이들은 부가가치가 낮은 노동집약적 산업유치는 철저히 배제하고 하이테크기반의 기술집약적 산업과 대규모 고용효과를 창출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유치의 우선순위를 규정하고 있다. 일선 공무원들이 세일즈맨이 돼 세계 곳곳을 누빈다. 다롄시만 하더라도 외자유치를 위해 매년 모든 구 단위가 참여하는 다롄시 한국투자설명회를 연 2∼3회씩 개최한다. 중점유치기업은 수십 차례를 방문한다. 각 행정구역의 수장들이 직접 외자유치를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공무원들은 여느 기업의 세일즈맨과 다르지 않게 다롄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그 결과 현재 국내굴지의 조선회사와 IT, 인터넷 회사가 대규모 투자로 다롄시에 진출해 있다.

 중국이 이렇듯 외자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이 지속적인 고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선 각 지방정부들이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지속적인 고용창출을 통한 사회안정화가 요구된다. 이 때문에 각 자치정부는 기업유치를 통한 세수입을 확대하고 선진기술 확보를 위한 벤치마킹이 가능한 외자유치사업을 지속적이고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지방자치시대는 지자체 간의 경쟁을 넘어 세계도시들과의 경쟁에 직면해 있다. 경쟁력있는 글로벌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지는 지자체장의 전략과 마인드에 달려있다. 이번 지방선거가 민생과 지역현안에 대한 진정성, 지역경제를 책임질 수 있는 확고한 비전과 글로벌비즈니스마인드를 갖춘 리더를 선택하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다면, 우리의 지방도시들이 홍콩, 상하이, 싱가포르처럼 세계를 빨아들이는 비즈니스허브가 될 날도 머지않을 것이다.

최헌규 다우기술 부회장 hkchoi@dao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