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DB 인력 수급 불균형 개선을 위한 제언

 지난해 데이터베이스(DB)산업 현장을 돌아보면서 많은 DB기업들이 인력 충원에 고민을 하는 것을 보고는 매우 의아하게 생각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고학력 실업자가 많은 상황에서 인력을 구할 수 없다는 점은 무엇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지난 연말에 DB 전문인력 수급 실태조사를 했다.

 2009년 실태조사 결과 총 6만5617명이 DB분야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DB산업 분야에서 필요한 수요 전문인력은 총 1만여명으로 수준별로는 초급인력이 2027명, 중급인력이 5970명, 고급인력이 2006명으로 각각 분석됐다. 한편 4년제 대학이나 전문대학 등에서 배출하는 DB 전문인력의 공급규모는 4만8648명인데, 이를 다시 직무 수준별로 분류하면 초급인력이 4만4855명, 중급인력이 3617명, 고급인력이 176명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학이 공급하는 전문인력은 초급인력이 90% 이상을 차지함으로써 초급인력은 22배 초과 상태이나 중급인력은 2353명, 고급인력은 1830명이 각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국내 DB인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DB산업 현장에서는 구인난, 대학에서는 구직난’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국내 DB 전문인력 수급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첫째는 DB분야의 산업계와 학계 간의 소통하는 협의체를 운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DB진흥원은 지난해 한국DB학회, 정보과학회 DB소사이어티 등과 협력협정을 체결했다. 또 DB산업협의회를 창립하고 학계와 산업계 간 협의체를 결성해 서로 협력 체제를 구축했다. 이제는 DB산업계와 학계가 상생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둘째는 대학 DB 교육시스템을 실무능력 위주의 교육으로 개선해야 한다. 대학교육이 이론 중심에서 실무 중심의 교육으로 전환하게 위해서는 DB 관련 SW의 확보와 교재, 실습자료 확보 등이 시급한 과제다. 그래서 우리 DB진흥원은 대학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DB산업계로부터 DBMS, 보안 및 성능관리 또는 데이터 품질진단 등 SW를 지원받아 무료로 대학에 기증하고 우리 DB진흥원은 실습자료와 교재를 공급하는 등 대학과 협력협정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셋째로 DB산업계에서 대학생 대상으로 방학기간에 인턴십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대학에서 아무리 실무 중심의 교육으로 전환했다고 해도 DB산업에서 요구하는 눈높이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또 학계에서 실무 위주의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DB산업계에서 고급수준의 DB인력 양성과정으로 과감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이는 DB산업협의회와 DB학회와의 협력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금년도부터는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일자리 만드는 한 해로 선언하고 일자리 창출에 온 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 국내 DB업계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구할 수 없다는 현실은 무엇으로도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는 이번 조사 결과와 같이 DB인력의 초급수준의 대학교육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 산학협의체 발전적인 운영 및 산학연계 협업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대학의 구직난과 DB산업의 구인난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한응수 한국DB진흥원장 eungsoohan@kdb.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