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빠진 부부 딸 굶겨 죽여’…선정 보도 심각

‘게임에 빠진 부부가 딸을 굶겨 죽였다’는 선정적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해당 게임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게임 속에서 딸을 키우다가 현실의 딸을 죽였다’는 미확인 보도조차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는 이같은 내용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4일 몇몇 신문들은 ‘생후 3개월이 된 딸을 방치해 굶어 죽도록 한 부부가 빠진 게임이 인터넷에서 가상의 딸을 키우는 내용’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를 접한 후 국민들은 ‘실제 딸은 굶어 죽는데 게임 속 딸을 키우는데 빠진 정신나간 사람들’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구속된 부부가 즐긴 게임은 ‘프리우스 온라인’이다. 이 게임에는 ‘아니마’라는 도우미 캐릭터가 등장한다. 말 그대로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키우는 캐릭터를 보조하는 역할이다. 다른 게임에선 도우미 캐릭터로 주로 동물을 쓰지만 프리우스에선 소녀 모양으로 나온다.

게임업계는 ‘가상의 딸을 키우는데 빠졌다’고 지적한 해당 언론들은 ‘아니마’를 지나치게 확대한데 따른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우스 주 내용은 다른 온라인게임과 마찬가지로 이용자가 각종 직업 중 하나의 캐릭터를 선택한 후 모험을 펼치는 것”이라며 “아니마를 보고 프리우스를 가상의 딸을 키우는 게임이라고 말하면 불가피한 노출신이 있는 영화를 포르노라고 치부하는 오류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게임 이용자가 패륜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그 책임을 모두 게임에 전가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며 “다만 게임 업계에서 보다 적극적인 자율 정화 방안을 내놓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