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남(ETRI 원장, hnkim@etri.re.kr)
요즘 IT 분야 최대 화두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이 향후 시장에 미치게 될 영향과 그에 따른 대응 전략은 정부를 비롯해 각종 산업계의 비상한 관심사항이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은 가장 먼저 수요(Needs)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실용적 니즈에서 쾌락적 니즈로의 변화, 참여·공유형 니즈의 등장 등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리라는 전망과 함께 기존의 이동 통신 단말기인 피처폰 시장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변화의 원인은 HW보다는 SW 또는 애플리케이션 기술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선두를 선점할 비결은 SW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앱스토어로 대변되는 애플의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로 상징되는 구글의 넥서스 원 같은 스마트폰이 SW, 콘텐츠 그리고 시장 지향형 애플리케이션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점만 보더라도 답은 명확해 보인다.
스포츠 경기를 보면 과학의 힘을 빌려 기록을 높인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새로운 장비 ‘HW’만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기는 어렵다.
IT 분야도 마찬가지다. 네트워크, 단말 등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했던 HW 중심의 IT 산업은 HW의 능력을 가중시키는 SW 등 응용 기술이 접목될 때 신성장 동력으로 재탄생될 수 있다. 곧 융합을 위한 대상 산업 간의 화학적인 유기적 결합을 유도할 수 있는 SW기술이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이동단말과 네트워크 분야의 HW 기술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반면 새로운 시장 니즈와 기술 진화의 방향이 요구하는 공유·개방형, 이용자 편의성, 글로벌 목표 시장 등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이동 단말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기능적 성능보다는 고객 지향적 성능 구현에 치중해야 할 것이다. 이는 애플리케이션 등 SW 측면의 요소가 좀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융합 시대에 대응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개척하기 위해서는 이미 보유한 HW기술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인프라 기술로서의 SW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2의 IT 성장 동력을 위한 인프라 기술로 SW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첫째 우수한 기반 기술의 가치를 높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별개 기술 간의 새로운 R&D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융합할 수 있는 상호 연계형 연구 개발 체계가 요구된다. 휴대폰, TV, 자동차 등의 제품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반 인프라로서 소프트웨어 R&D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둘째 SW 개념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소프트웨어는 단순히 프로그램이 아니다. 인간이 사유하고 상상하는 모든 것을 현실로 구현 해 새로운 방식과 법칙을 만들어 내는 핵심 인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셋째는 지나친 단기 업적주의적 접근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마스터플랜 작성이 필요하다. 단기적 시장 촉진형 정책보다는 산업의 근간을 이루게 될 핵심 역량을 제고하는 근본적 처방에 대한 모색이다.
이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단말, 소프트웨어 플랫폼 응용 및 콘텐츠 등을 연계하는 생태계를 조성하자. 선단식 수출을 통해 더 큰 세계 시장을 향하는 IT대항해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