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해보다 20∼30% 가량 중계기 투자를 늘린다. 주파수 재배치에 따른 3G 투자 확대와 2G 주파수 반환에 따른 장비 교체 수요다. 이에 따라 장비 등 유관 업체들도 2∼3년간의 실적 부진에서 탈피, 모처럼 기지개를 펴는 분위기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주요 중계기 공급사를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20∼30% 늘어난 규모의 구매 계획을 통보했다. 특히 연말에 중계기 투자 수요가 몰리고 최근 통신 환경 변화로 인한 통신사업자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계획보다 투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SK텔레콤에 중계기를 직접 납품하고 있는 회사는 씨앤에스마이크로웨이브, 쏠리테크, 지에스인스트루먼트(GSI) 등 3사다. 이들 회사들의 공급물량은 통상적으로 SK텔레콤 수요의 50%에 달한다. 나머지 중소 공급업체는 SK텔레시스를 통해 나머지 50% 정도의 중계기를 납품한다.
씨앤에스는 올해 지난해보다 270억원보다 80억원 정도 늘어난 350억원 규모를 공급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200억원 규모를 납품했던 쏠리테크도 올해 250억원 정도의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회사 측은 올해 SK텔레콤의 투자가 늘어 연간 공급물량은 최대 350억원 정도로 전망했다. GSI도 지난해 300억원 규모의 장비를 공급했지만 올해는 이보다 최대 100억원 이상 늘어난 400억원 규모의 중계기 공급을 예상했다.
SK텔레콤 물량의 50% 정도를 매년 공급하고 있는 SK텔레시스도 올해 1000억원 가까운 규모의 중계기 납품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공급 물량은 700억∼800억원대에 머물렀다.
그 동안 투자가 미미했던 와이브로에 대한 투자도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연초에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와이브로를 와이파이의 백홀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와이브로 커버리지 확대를 위한 중계기 투자가 필요하다.
SK텔레콤 중계기 협력사의 공급 예정 물량을 종합할 때 SK텔레콤의 올해 중계기 투자는 최소 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와이브로 투자확대가 동반된다면 금액은 더 늘어난다.
중계기업체 한 임원은 “KT는 와이브로와 WCDMA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LG텔레콤도 지난 2일 삼지전자와 127억원의 중계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통신 3사의 올해 투자가 전반적으로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