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를 빚는 이동통신 호(Call)를 케이블TV 망을 이용해 해결하는 ‘역송(Backhaul)’ 체계가 미국에서 주목받는 사업으로 떠올랐다. 특히 뉴욕과 같은 인구 밀집지역에서 큰 돈을 들여 자체 이동통신망을 포설하지 않은 채 저렴하게 이용자 호를 처리(역송)할 수 있어 시선을 모았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시의 가장 큰 유료 케이블TV사업자인 타임워너케이블은 AT&T와 버라이즌와이어리스를 비롯한 여러 이동통신사업자에게 지하 케이블 역송 서비스를 제안했다.
이동통신사업자의 음성전화와 인터넷 콘텐츠 내려받기 서비스에 자사 케이블TV 망을 적절한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것. 손에 애플 ‘아이폰’과 림(RIM) ‘블랙베리’ 등 스마트폰을 들고 데이터에 굶주린 뉴욕시민이 빚는 이동통신망 체증을 해결할 우회로(역송)가 생겨난 셈이다. 휴대폰 호는 보통 전파를 타고 안테나를 거쳐 이동통신사업자의 기지국으로 가는데, 이 기지국에 닿는 통신량(트래픽)이 많아 정체를 빚을 때 이를 케이블TV 유휴 망으로 밀어내 서비스를 안정화하는 게 역송체계다.
타임워너의 크레이그 콜린스 비즈니스서비스 수석부사장은 “이른바 ‘무선 통신 역송’ 서비스가 지난해 타임워너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사업”이라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지오리졸트는 오는 2012년 이동통신 역송 서비스 시장규모(판매량)가 3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통신사업자가 자체 망 투자에 나서지 않는 한 역송 체계가 통신 체증을 해결할 첫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컴캐스트는 올해 필라델피아에서만 케이블TV 망 역송 서비스 매출이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콕스커뮤니케이션스의 지난해 역송 서비스 매출도 1억달러를 돌파했다.
엔드류 푸에르테스 비슨트스트레티지스 수석애널리스트 “역송망 임대 가격은 지역(도시)과 통신 구역 크기에 따라 1개 기지국마다 월 수백달러에서 1000달러 안팎으로 비싸지 않은 수준”이라며 “이동통신사업자가 수십억달러를 들여 자체 망을 넓히는 것보다 케이블TV 망을 쓰는 게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풀어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