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미디어기업에 `기회의 창`

인터넷 콘텐츠 유료화를 모색하는 미디어 기업들은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해 사람들이 웹에 접속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 핵심은 스마트폰을 필두로 한 모바일 기기들이다.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프를 필두로 뉴스콘텐츠를 유료화하는 것은 1년 전만해도 현실성이 없는 생각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서구 주류 언론에서 차기 비즈니스 모델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9일부터 3일간 열린 ’2010 아부다비 미디어 서밋’에서 IT 컨설팅 기업 가트너는 2012년까지 스마트폰 판매가 데스크탑 판매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IT.미디어 업계 일부에서는 이것이 올해 안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중국 법인을 이끌었던 벤처사업가 카이 푸 리는 세계 최대 네티즌 보유한 중국에서 유료 콘텐츠는 그러나 성공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리는 미디어서밋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공짜여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해서 프리미엄 콘텐츠에 요금을 부과하는 일은 지금까지는 완전한 실패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의 3억8천400만명의 전체 인터넷 사용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미 모바일 기기를 통해 웹에 접속하고 있다면서 5년 내 모바일 웹 접속자가 8억명에 달할 것이라고 밝혀 중국 모바일 시장이 엄청난 잠재력이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서구 주류 언론은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스코프, 뉴욕타임스, 악셀 슈프링거 등 서구의 유수 출판 그룹들은 최근 온라인 뉴스를 유료화하기로 과감히 결정하는 등 발 빠른 수익모델 모색에 나서고 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광고 수익이 계속 줄고 예전 수준으로 돌아오기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 대안이 없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뉴스코프의 디지털미디어 담당 존 밀러 사장은 미디어서밋에서 “우리는 광고와 구독의 이중 수익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콘텐츠 환경의 변화는 미디어 기업들의 필요에 의한 것이기보다는 인터넷 환경이 모바일 친화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1년반 동안 전 세계에서 30억개 이상의 아이폰 앱(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았는데 대부분은 무료거나 1달러 미만의 저가 앱이었다.

그러나 가트너의 추산에 따르면 아이폰 앱 시장은 올해 68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 판매는 올해 2억5천만대로 50%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여 유료 콘텐츠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미디어 업계에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반면, PC는 3억6천600만대로 2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모바일 시장의 급성장과 대비를 이룬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아마존의 킨들과 애플의 아이패드 같은 모바일 리더기 역시 유료 콘텐츠화로 가는 중요한 기회의 창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웹 환경의 혁명적인 변화에 대해 구글의 에릭 슈미트 CEO(최고경영자)는 “모바일 웹 채택은 PC의 인터넷 채택보다 8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언젠가는 (모바일 인터넷 성장의) 한계가 있겠지만, 아직 한참 멀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