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지역 한인 사회가 최근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지역 한인회장에 대한 직선을 실시, IT 관련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호빈(56)씨를 차기 회장으로 뽑았다.
김씨는 11일(현지 시간) “미국 이민자 사회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히는 유대인 커뮤니티를 벤치마킹해 왔다”며 “IT 전문가와 과학자들이 많이 사는 실리콘밸리 한인 사회의 특성을 살린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 교민들의 정치ㆍ경제적 입지를 강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에서의 이민 생활 30년을 맞은 김씨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시내 한 호텔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민들이 안고 있는 현실적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한인회 조직으로 거듭나야 하며 주기적으로 한인회의 활동 성과를 엄정하게 평가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실리콘밸리 한인회 조직의 활동에 한인 IT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을 대거 참여시키고 미국인 등을 영입한 자문 위원단도 구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한인 커뮤니티가 미국 사회의 성공적 이민 커뮤니티 모델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서울 태생인 김씨는 경기대와 단국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지난 1980년 미국 유학길에 나서 CSU(칼스테이트) 계열의 스태니슬로스 캘리포니아대 MBA(경영학 석사) 과정에 다니던 도중 IT 분야의 취업 길로 나서게 됐다. 그는 “이민이란 개념 자체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옛날 미국에 이민 간다고 하면 ‘영원한 이별’로 생각했지만 지금이야 지구촌 시대이고 한인 사회에도 한국과 미국을 모두 아우르는 단체가 필요하다”며 “한인회가 인적 네트워크 또는 비즈니스 등 모든 측면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씨는 “실리콘밸리의 독특한 브랜드를 활용하면 한국과 미국 기업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본다”며 “학생 시절 ‘벼룩시장’의 행상으로 일했던 경험, 지금의 기업 경영 마인드와 경험 등을 토대로 한인회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 지역 한인회장을 뽑기 위한 선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시를 포함한 샌타클라라 카운티 지역 한인을 유권자로 지난 주말 실시됐으며 1천200여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