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가 온라인 예약 판매에서 애플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하면서 태블릿 PC 시장을 새롭게 열어 나가고 있다.
델, HP, 에이서(Acer) 등 전통의 PC 제조사들이 아이패드에 대항하는 제품을 개발 중인 가운데 최근에는 외신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블릿 PC 쿠리어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태블릿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아이패드 예약 판매 돌풍=16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애플사가 다음달 3일 본격 시판을 예고한 태블릿 PC 아이패드는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한 첫날인 지난 12일(현지 시간) 하루에만 12만대 가량 팔려나갔다.
애플은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한 첫날에 7천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아이패드는 두께 1.27cm, 무게 0.68kg로 전 세계 출시된 어떤 넷북보다도 얇고 가벼운 태블릿 PC다. 인터넷 검색은 물론 이메일, 동영상과 음악 재생, 전자책(e-북), 게임 등을 최적화된 환경에서 즐길 수 있어 태블릿 PC 시장을 새롭게 열어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첫날 사전 주문을 예약 분석한 외신에 따르면 이번 사전 주문량의 69%를 와이파이(Wi-Fi) 모델이 차지했고 와이파이-3세대(G) 모델이 31%로 나타났다.
애플은 이번 사전 주문에 이어 다음달 3일 미국과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등에서 본격적인 시판에 들어가는데 일각에서는 아이패드가 올해에만 500만∼600만대 가량 판매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애플 아이패드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태블릿 PC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애플 아이패드가 기폭제가 돼 올해 태블릿 단말 시장 규모가 1천500만대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가트너는 “향후 PC업계는 넷북이 아니라 각종 모바일 기기들이 견인할 것”이라며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 기기의 확산으로 넷북의 점유율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MS 쿠리어 동영상 공개=아이패드가 본격적인 시판을 앞두면서 전통의 PC 제조업체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태블릿 PC를 준비하는 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IT전문매체인 인가젯은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MS의 태블릿 PC 쿠리어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쿠리어는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한 개씩의 터치스크린을 배치했고 가운데는 이를 접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것은 물론 스타일러스 펜을 인식할 수 있으며 아이패드와 달리 카메라도 내장됐다. 쿠리어는 운영체제(OS)로 윈도 CE를 탑재했으며 연내 출시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MS는 아이패드가 공개되기 전인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스티브 발머 회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휴렛패커드(HP)의 태블릿 PC 슬레이트(Slate)를 직접 시연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쿠리어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패드가 본격 시판에 나서면서 인기몰이를 하자 MS 등 경쟁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는 형국이다.
델은 휴대전화와 넷북의 중간 크기인 델 미니 5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델 미니 5는 5인치 크기의 WVGA 터치스크린에 5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으며, OS로는 안드로이드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HP가 올해 CES에서 공개한 태블릿 PC 슬레이트 역시 연내 출시가 예정돼 있다. 슬레이트는 아이패드와 마찬가지로 동영상 감상은 물론 전자책(e-북) 리더기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아이패드와 달리 플래시를 지원한다. OS는 MS의 윈도7을 채택했다.
델과 HP는 아이패드보다 저렴한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HP 슬레이트는 3G를 지원하는 모델이 아이패드보다 저렴한 600달러대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대만의 Acer도 스마트북과 노트북의 중간 크기에 전자책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연내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구글의 행보다.
최근 스마트폰 넥서스 원 출시를 계기로 애플과 본격적인 경쟁 관계에 접어든 구글은 자사의 크롬 공식 개발자 사이트에는 태블릿 PC의 이미지를 공개하는 등 태블릿 PC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 경우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 시장에서도 애플-구글-MS의 ’신 삼국지’가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