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국발 환란은 우리 경제는 물론 세계 각국의 경제를 큰 어려움 속으로 끌어 넣었다. 그러나 한국은 OECD 국가중 경제회복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로 인정받는 등 비교적 다른 국가들에 비해 선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정부 통계자료를 보면 수출입 수지면에서 2008년도 어려운 글로벌 경제 환경속에서도 IT 분야는 선방한 것으로 나타난다. 전체 수지가 15억달러 적자를 보였으나 IT 분야는 1311억달러 수출에 735억달러 수입으로 576억달러의 흑자를 실현했다. OECD 국가 중 가장 경쟁력 있는 부분이 IT분야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특정 제품의 비중이 높다. 국가별로는 중남미 지역과 아세안 지역의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중국(홍콩 포함), 미국, 일본, 대만, 독일 등 일부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대기업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던 구조를 보인다.
일본 IT기업들이 대규모 경영혁신을 추진 중이고, 중국에서도 출구 전략과 관련한 여러 가지 공격적인 전략들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시장환경 하에서 우리는 혹시 안이하게 안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돈다. 이동통신시장에서도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들의 새로운 기술 및 콘텐츠 개발을 통한 새로운 유형 제품들의 출현으로 사용자들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1946년 이후 미국에서 벤처 비지니스를 육성하기 시작해 경제 성장력의 원동력으로 삼았던 일을 기억한다. 침체일로에 있던 국내경제와 일본 등 외국 기업들의 긴장감 넘치는 추격 속에서 돌파구로 생각한 것이 벤처 비즈니스 환경 마련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1970년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실리콘밸리가 세계 반도체산업의 개발센터로 등장했다. 당시 뒤이어 많은 나라에서 앞다퉈 반도체 및 IT 제품으로 실리콘밸리로 진출했던 일들을 우리는 기억한다. 미국 정부의 벤처비지니스 환경 조성 및 지원은 요즈음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휴렛패커드,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야후, 구글 등 많은 기업들을 배출했다. 우리 정부에서도 실패한 중소기업인을 위한 재창업지원제도, 1인 창조기업지원제도 등 여러모로 벤처 비즈니스 육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과거 미국에서 가능성 있는 기술 아이템으로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창업했던 벤처 사업가들이 설령 실패하더라도 오히려 그 실패 경력을 더 인정해주는 사회적 문화적 풍토가 오늘날 세계 시장을 리드해가고 있는 거대한 글로벌 기업들을 탄생시켰다는 점을 미루어 볼때 우리 정부의 이러한 노력들은 바람직하다. 창의력 있고 사용성 있는 새로운 콘텐츠에 해당하는 사업 아이템들을 많이 만들어 낼수 있는 벤처 기업들이 많이 나설 수 있는 사회 분위기 마련이 중요하다. 또한 콘텐츠 사업자들과 해외 네트워크나 마케팅 능력 등이 우수한 대기업과 연계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 중요하다. 글로벌 시장 진출은 대기업인 서비스 인프라 사업자에서 중소기업인 콘텐츠, 장비 단말기 사업자 순으로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외 진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사업자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고, 서비스 사업자 중심의 선단형 해외 진출 방식에 의한 글로벌 시장 전략이 적극적으로 구사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정부 및 각계에서의 지원이 절실하다.
김선배 호서대 벤처전문대학원 교수 sunb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