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부하에겐 일이 몰리고 답답한 부하와는 말을 안 섞게 된다. 실력과 성과로 일을 분배하는 것이니 공정하긴 한데 기회를 배분하는 점에서는 공평하지 못하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은 정해져 있고 나머지는 들러리를 만든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막상 일을 줄 때가 되면 우수한 몇몇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가장 안심이 된다. 이러다간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파레토가 만든 법칙처럼 상위 20%가 전체 업무의 80%를 하게 생겼다.
LG경제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평범한 직원을 잘 일하도록 운영한 기업이, 우수한 인재를 보유했지만 효과적으로 동기부여 하지 못한 기업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더 높았다고 한다.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도 몸값이 가장 비싼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한 팀이 챔피언이 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시스코의 CEO인 존 챔버스는 ‘뛰어난 팀웍이 인재들의 집합보다 더 낫다’고 말했다. 뭉쳐진 진흙이 낱알로 튀는 모래알보다 강력하다. 평범한 직원이 소외되지 않으려면 개인에게 일을 주지 말고 팀에게 일을 주어야 한다. 개인이 아무리 특출나도 묵묵히 드러내지 않고 일하는 사람의 지원이 필요하다. 수비 못하는 팀 치고 이기는 팀 없다. 주목받는 공격수 못지 않게 후방에서 받쳐주는 수비수가 필요하다. 공격수는 여러 차례 실패해도 한번 골을 넣으면 환호성을 받지만 수비수와 골키퍼는 계속 막다가 한번 뚫리면 실책으로 손가락질 받는다. 화려한 성과도 중요하지만 묵묵히 일상을 챙겨내는 이들에게 감사하자. 모두에게 공평할 수는 없지만 각자의 가치와 기여를 제대로 평가해주는 공정함은 놓으면 안된다. 축구감독이 공격수만 응원하지 않고 각자의 포지션에 사인과 격려를 보내듯 리더도 우수인재에게만 집중하지 말고 모두의 가치를 되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