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 투자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삼성전자·인텔·TSMC 등 소수의 상위권 업체들이 전체 설비 투자를 주도하는 가운데 10억달러대 투자 대열에 동참하는 곳도 늘어날 전망이다.
17일 다국적 투자은행인 FBR캐피탈마켓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바닥으로 떨어졌던 전세계 반도체 설비 투자 규모는 올해와 내년 연평균 39%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는 총 406억달러(약 45조8800억원)로 지난해보다 무려 58% 급증하고, 내년에도 495억달러(약 55조9400억원)로 22%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이 같은 추세는 반도체 설비 투자가 정점을 이뤘던 지난 2007년 611억달러보다는 적지만, 지난 2005년(488억달러)이나 2008년(464억달러)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와 내년 삼성전자와 세계 최대 수탁생산(파운드리)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스가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68억1800만달러, 내년에는 75억달러의 반도체 투자를 각각 책정, 반도체 업체들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설비 투자에 쏟아부을 것으로 관측됐다. 내년 설비 투자 전망치는 지난 2007년 79억2000만달러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인텔은 지난해 45억달러였던 설비 투자 규모를 올해 48억 달러, 내년 52억 달러로 연평균 7%씩 증액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27억달러에 그쳤던 TSMC는 올해 48억 달러, 내년 50억 달러로 연평균 36%의 설비 투자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다.
중동 아부다비 펀드가 인수합병을 통해 공식 출범한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지난해 5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설비 투자를 올해 다섯 배에 해당하는 25억달러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내년에도 60%나 확대한 40억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전자·인텔·TSMC·글로벌파운드리스 등 상위 4개사의 설비 투자 규모를 합치면 올해는 전세계의 46.6%, 내년에는 43.9%에 이를 전망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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