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국내 와이브로 장비시장 진출이 무산될 전망이다. G20 정상회의에 맞춰 와이브로 망을 확대하려는 KT의 구축 일정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화웨이에 G20 정상회의에 맞춰 제품 개발을 완료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화웨이는 해당 일정을 맞추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KT의 와이브로 장비 공급을 추진했던 화웨이의 계획도 무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지난 1월 화웨이를 삼성전자와 함께 사전 시험평가(Pre-BMT)를 통과시켰다. 3개월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5월부터 최종 업체를 선정을 위한 정식 BMT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당시 KT가 약 2000억원에 달하는 물량의 절반 정도를 화웨이에서 공급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을 정도다. 단독 공급으로 인한 장비 가격 상승 등의 문제를 개선하려는 KT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공급받는 장비는 국제 기준에 맞는 주파수 대역폭인 10㎒ 와이브로 기술규격(NGW 1.5)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화웨이의 장비공급을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업계에서도 삼성전자의 국내 와이브로 장비 시장 독점이 무너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KT는 개발 일정에 관련된 공문을 통해 사실상 이번 장비 공급에서는 삼성전자를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KT 관계자는 “아직 업체 선정이 최종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며 여운을 남겼지만, 11월로 예정된 G20을 겨냥한 와이브로 커버리지 확대를 위한 장비 공급에는 화웨이의 장비 공급이 사실상 어려울 것임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최근 아이폰 도입을 두고 빚었던 갈등 해소를 위해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KT는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가 전 세계에 와이브로를 홍보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로 보고, 해당 일정에 맞춰 전국망 서비스를 오픈을 진행해 왔다.
화웨이 측은 “기존 KT 와이브로 망과의 연동 등 시험해야 하는 일정이 너무 촉박해 이번에는 사실상 장비 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진행되는 사업에는 장비를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