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기를 기회로 바꿀 李회장 복귀

 이건희 삼성 전 회장이 마침내 돌아왔다. 이 전 회장의 복귀는 24일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 같지만 이는 어는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0’에서 복귀 시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멀었다”는 한마디로 일축했지만 그의 복귀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단지 시기가 문제였다.

 이 전 회장의 경영복귀는 현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는 점이 한몫했다. 이 회장은 경영일선 복귀와 관련해 현 상황을 삼성그룹 공식트위터(@samsungin)를 통해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고 표현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의 전자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36조2900억원, 영업이익은 10조92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을 연말환율 1164.5원으로 환산하면 1170억달러로, 독일 지멘스(1098억달러), 미국 HP(1146억달러) 실적을 넘어선다. 영업이익은 2008년 대비 91.2%나 증가했다.

 이 전 회장은 도요타의 리콜 사태가 주는 교훈을 조기 경영복귀로 실천한 셈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가 초기 품질 문제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진 사실에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동안 이 전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난 후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한국경제의 샌드위치론도 그의 입에서 나왔다. 삼성의 미래사업에 대해서도 까딱 잘못하면 10년 전의 구멍가게로 돌아갈 수 있다며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지금 글로벌 시장은 치열한 전쟁터다. 혁신 제품이 계속 이어져야 하고 적기 투자도 중요하다. 이건희 회장의 복귀로 오너십을 갖게 된 삼성전자의 또다른 변화를 기대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