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VoIP)의 확산으로 유선전화(PSTN) 통화량이 매년 지속적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PSTN 통화량의 감소는 해당 사업자 뿐 아니라 경쟁서비스인 인터넷전화(VoIP) 사업자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통화량 감소로 VoIP사업자들이 PSTN 사업자에 지불하는 유선 접속료의 인상 요인이 상승해, 상반기 마무리될 접속료 협상에서 양측의 격돌이 예상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보고한 ‘2009회계연도 통신사업자 통화량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유선전화(PSTN) 통화량은 2010년 이후 9% 전후(시내전화 기준)로 매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ISDI는 보고서에서 “2007년 이후 등장한 인터넷전화(VoIP)에 따른 대체현상으로 유선전화(PSTN)의 통화량은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며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데이터 관측 시작점인 지난 1996년부터 적용된 당초 예측치보다 훨씬 더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통화량의 감소는 접속료의 증가를 의미한다. 접속료는 통화원가와는 비례하는 반면, 통화량과는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PSTN 상호접속료는 지속 상승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통화량 감소의 직접적인 영향은 KT 등 PSTN 사업자가 받지만, SK브로드밴드와 통합LG텔레콤(옛 LG데이콤) 등 VoIP 사업자들 또한 이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VoIP사업자들은 고객들로부터 받는 인터넷전화 통화료보다 많은 접속료를 KT 측에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8∼2009년도 협상을 통해 확정된 유선 접속료는 19.3원. 하지만 인터넷전화의 분당 통화료는 15∼17원대다. 이에 방통위는 유선 접속료에 23%의 할인율을 적용, 실제로 VoIP 사업자들이 지불하는 유선 접속료를 15원 가량으로 인위 조정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유선 접속료가 지속 상승할 경우, 할인율 적용에 KT가 미온적으로 나올 것이고 이슈로 부각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이같은 상황을 우려해 VoIP 사업자들은 고정자산 격인 KT의 가입자선로구간에 대한 원가를 유선 통신원가에서 제외시켜 접속료를 낮춰야 한다는 논리를 만들고 있다. 가입자선로(동선) 원가는 전체 유선통화 원가의 70% 가량을 차지한다. 그러나 KT는 유선접속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며 벼르고 있다.
통합LG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접속료 산정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뭐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PSTN 접속료에 VoIP가 연동되는만큼, 통화량 등 유선접속료 협상의 여러 변수에 대한 다각적인 전략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유선 부문에는 별다른 투자나 유지·보수비가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타 사업자들은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이번 2010∼2011년도 협상에서는 무선 대비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유선 접속료를 반드시 현실화시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KISDI는 2009년도 전체 실측치와 VoIP 사용량 등을 모두 대입시켜 도출한 유·무선(ML·MM 포함) 전화의 ‘통화량 예측치 최종본’을 이달말 방통위 측에 제출한다. ETRI는 이를 근거로 분석한 2010∼2011년 예측 통화원가를 오는 5월 방통위에 전달한다.
심규호·류경동기자 khsim@etnews.co.kr
인터넷전화 유선 접속료 상승 불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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