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세계 주요 국가는 버스, 열차, 항공기 등 대중 교통수단에 ‘와이파이(WiFi)’를 활용한 무선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그러나 기존 통신사업자의 거센 반발, 법적 근거 미약, 수익 모델 부재 등으로 관련 시장이 주춤거렸다. 최근 이 같은 한계를 딛고 무선 인터넷 시장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증대하는 조짐이 보인다. 학생들의 학습 증진과 여가 활동을 위해 무선 인터넷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는 무선 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통학 버스를 가상·이동 교실로 바꿨다. 미국 애리조나주 베일(Vail)과 아칸소주 그레이프바인(Grapevine), 영국 버밍엄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와이파이 환경을 스쿨버스에 설치했다. 에스토니아도 무선 인터넷을 스쿨버스에 도입하는 중이다. 와이파이 환경을 설치한 뒤 시끄럽던 스쿨버스 안이 숙제를 하고, 인터넷을 검색하며, 과제물을 제출하는 공간으로 변했다.
빌리 허드슨 미 반더빌트대학 교수가 시작한 아스퍼노트사업(Aspirnaut Initiative)은 버스 안 가상학교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아칸소주 그레이프바인 지역 농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허드슨 교수는 “이 지역 학생들은 장거리 버스 통학으로 인해 학교에서 진행하는 여러 활동에 참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교육 참여 부족 때문에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2007년부터 스쿨버스에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해 온라인 수업을 하고, 방과 후 인터넷 친목 활동을 장려했다.
영국 버밍엄 지역 학생들은 그린 버스를 좋아한다. 매일 통학생 1500명 이상이 그린 버스를 이용, 자가용 운행을 2000건 이상 줄였다. 학생들이 일반 승용차보다 그린 버스 이용을 좋아하면서 교통체증 감소에도 기여했다.
에스토니아에서도 약 18개월 전부터 농촌지역 대중 교통버스에 인터넷 연결을 시작했다. 또 몇몇 스쿨버스에 인터넷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영국의 그린 버스와 미 애리조나주의 경우를 제외하고 무선 인터넷 사업 대부분은 민간 투자 비영리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인터넷 스쿨버스에는 수익 창출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 애리조나주는 버스 1대당 무선 인터넷 연결 비용이 300달러 미만이고, 인터넷 서비스 요금으로 매월 59달러를 낸다. 아스퍼노트사업은 버스 1대당 설치 비용으로 약 600달러가 소요되며, 인터넷 연결 비용이 버스 1대에 30달러다. 영국의 그린 버스는 학생 한 명에 45달러씩 이용요금을 부과한다.
미국은 무선 인터넷 버스를 통학시간이 긴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 교육부의 케런 케이터 교육기술과장은 “스쿨버스는 정규 교실 수업 시스템을 넘어 다른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할 만한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윤미영 한국정보화진흥원 선임연구원 yoonmy@nia.or.kr
제공:행정안전부·한국정보화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