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지식정보화 문명의 변곡점에 와 있다. 이제는 정보화가 생활과 융합함으로써 생활혁명을 이룩하는 바야흐로 지식정보화사회 2.0 단계에 이른 것이다. 지식정보화사회 2.0 시대에는 새로운 변화를 어떻게 수용하고, 세계적 변화를 주도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결정된다.
한국은 1990년대 초고속 정보통신기반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 세계의 선진사례가 되었다. 그러나 2000년대 본격적인 융합의 시대에 우리는 자화자찬의 말잔치에 도취한 면이 없지 않다. 융합의 매개가 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뒤진 것이다. 정보통신강국이란 허명도 하드웨어에 국한된 점이 없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IT를 활용하면 우리에게는 명실상부한 정보통신강국의 기회가 온다. 정보통신강국의 고지를 재탈환하고, 새로운 도약을 기하기 위해서 정보화전략은 국가전략과 맥을 같이하여야 한다.
첫째로, 세계적인 산업구조조정(Restructuring)의 시기에 맞추어 IT를 중심으로 한 산업 간 융합을 활성화하고 소프트 파워를 키워야한다. 산업 간 융합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부가가치 창출을 가능하게 한다. 업종별 소프트웨어의 개발로 행정, 금융, 교육, 콘텐츠 등과 융합된 다양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을 도모하여야 한다. 이렇게 기술 및 서비스의 개발을 촉진하면 소프트웨어, 콘텐츠웨어 분야의 중소벤처산업이 커지고, 금융, 미디어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므로 취업인구가 늘어나게 된다.
둘째로, 세계적 과제인 지구온난화의 극복과 우리나라가 선도적으로 제시한 녹색성장을 위하여 그린 IT의 추진이 가속화되고, 구체화되어야 한다. IT 부문의 그린화(Green of IT)와 IT를 활용한 산업전반의 그린화(Green by IT)를 추진하는 그린 IT 전략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마트 워크(smart work)를 대폭 증가시키고, 이의 기반이 되는 스마트 시티를 조성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일하는 방식, 삶의 방식을 보다 환경친화적이면서도 유연하게 바꾸자는 것이다.
셋째로, IT를 통하여 사회통합을 진전시켜야 한다. 빈곤계층과 차세대계층을 위한 사회복지망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사회복지전달체계를 보다 정치하게 만들어야 한다. 소득격차가 정보격차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보화가 소득격차를 극복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지식정보사회에서 정보통신기기는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장애인이 정보화를 통하여 장애 없이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기술적 환경을 만듦으로써 정보화환경이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장애를 만드는 고난의 시대가 아니라, 진정한 소통의 시대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넷째로, 정보화를 통한 정보통신의 수요증가는 지금과는 비교되지 않는 네트워크의 업그레이드를 필요로 한다. 지금이 메가비트(Mbps) 시대라면 적어도 5년 후에는 기가비트 (Gbps)의 통신용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유선, 무선은 물론이고 무선 중에서도 다양한 네트워크를 고려하여 최적의 네트워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도록 하여야 한다.
융합시대를 지난 정보화2.0 시대에는 우리나라의 세계전략과 국가전략, 그리고 정보화 전략이 같은 맥락 위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보화의 토털 비전이 세워져야 하며, 적절한 전략이 구사되어야 한다. 부분의 합으로 전체를 구성하는 전략이 아니라 부분과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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