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수출 `新 2高1低` 비상

원부자제, 물류비 오르고 환율 하락…수익 악화 불보듯

전자업계의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커졌다. 원부자재, 물류비가 상승하고, 환율은 떨어지는 ‘신2고1저’ 현상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구리·알루미늄 등 에어컨·냉장고 생산에 사용되는 비철금속 가격이 3월 말 현재 작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치솟았고, 주요 국제선사들 역시 해상운송비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원·달러 및 원·유로 환율은 하락 국면으로 들어서 수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점쳐졌다.

전자제품 생산에 핵심적으로 쓰이는 비철금속 등 원·부자재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국내 전자산업계의 올해 농사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가격기준으로 지난해 3월 톤당 3929달러였던 구리는 올해 들어 7475달러로 폭등했다. 구리를 원료로 하는 동관은 에어컨 냉매를 둘러싸는 핵심 원부자재다. 알루미늄 가격 역시 지난해 3월 톤당 1400달러에서 최근 2243달러로 인상됐다. 니켈도 1년 전에 비해 100% 이상 올랐다.

민인식 캐리어에어컨 부사장은 “원자재 단가 인상 압력이 커졌다”며 “동과 같은 비철금속은 물론이고 철판 가격 인상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철금속에 이어 철판 가격 인상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오디오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인상되는 추세”라며 “특히 핵심 원·부자재인 구리, 알루미늄 가격이 작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대형 선사들 역시 컨테이너 운송비 인상 움직임을 보였다. 일부 선사는 지난 1월 FEU(40피트 컨테이너)당 70달러씩을 유류할증료 명목으로 인상한 데 이어 이달 들어 FEU당 긴급운임할증료 400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석 달 사이 500달러가량 운임이 인상된 것이다. 기업들은 선박 스페이스를 확보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인상된 운임을 주고 있다.

이병무 한국무역협회 하주사무국장은 “북미지역으로 나가는 선박이 특히 부족하다. 3월까지 예약이 완료된 상황”이라며 “이달 말 선사와의 미팅을 통해 운임 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협조를 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기업들의 손익분기점으로 꼽히는 1100원을 바라보며 하락 추세여서 장기적으로 수출채산성 악화가 예상된다는 게 업체들의 지적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