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무늬만 악성코드 제거프로그램 공개를

 1500개의 각종 컴퓨터 악성코드 샘플 중 1000개 이상을 탐지하는 악성코드 제거 및 탐지 프로그램 수가 전체의 16.9%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는 충격적이다. 이미 알려진 유명프로그램들은 상당수 1000여개 이상을 탐지해 합격점을 받았지만, 10개중 7개업체는 1500개의 악성코드 샘플중 불과 10개 이하를 찾는데 그쳐 무늬만 악성제거프로그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92개 업체가 만든 유로 134종, 무료 26종 등 160개 중에서 67.5%가 수준미달로 평가받았다. 심지어 돈을 내고 사용한 프로그램 상당수도 이 같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정상적인 프로그램을 악성코드로 탐지하는 제품들도 15%에 이르는 상황이라고 한다.

 방통위의 이 조사는 국내 악성코드 제거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실시했다. 방통위는 사용시 문제점이 없는 15개 프로그램에 대해 공개했지만, 수준낮은 악성코드 제거 프로그램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 기업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고 하지만,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 관련 산업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품질 수준이 낮은 프로그램도 적극 공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대다수의 이용자들이 이미 검증받은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어 큰 피해는 없겠지만, 악성코드 1500개의 샘플중 10개 미만을 걸러내는 수준 미달의 프로그램 사용자를 위해서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컴퓨터의 정보 보안은 인터넷 세상에서 개인의 정보 보호는 물론 정상적인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데 핵심이다. 유료 프로그램이면서 제대로 기능조차 못하는 소수의 프로그램 때문에 이용자는 물론 기업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된다. 고통이 따르더라도 원칙에 따라 강력한 대응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선의의 피해자를 줄일 수 있고, 또 제품개발에 매진하는 우량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