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휴대전화 시장 축소에도 불구하고 번호이동 시장은 소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통사들이 과열 마케팅 자제 선언 이후 스마트폰 등 전략 휴대전화 위주로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3월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이통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68만32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월(61만547건)에 비해서는 11.4%, 전년 동월인 지난해 3월(66만4천670)에 비해서는 2.4% 늘어난 수치다.
이통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지난해 9∼11월 30만건 전후를 기록하다가 애플 아이폰 도입으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촉발되면서 지난해 12월 65만504건으로 급증한 뒤 올해 1월 48만1천123건, 2월 61만547건, 3월 68만320건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번호이동 시장과 달리 전체 휴대전화 시장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
3월 전체 국내 휴대전화 시장 규모는 삼성전자 추정치로는 전달 대비 15% 감소한 157만대, LG전자 추정치로는 전달 대비 22.5% 감소한 147만대 규모다.
통상 졸업과 입학 시즌인 3월에 휴대전화 시장 성수기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판매량 감소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전체 시장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번호이동 시장의 증가세가 유지된 것은 이통사와 제조업체들이 전략 스마트폰 위주로 선별적인 보조금 지급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 최시중 방통위원장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서 이석채 KT 회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LG텔레콤 부회장 등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는 마케팅비 경쟁 자제를 골자로 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고 방통위 역시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중을 20%(올해는 22%)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일반 휴대전화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줄이는 대신 스마트폰과 전략 휴대전화 중심으로 보조금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 KT는 첫 번째 안드로이드폰인 LG전자의 안드로-1에 애플 아이폰에 준하는 최대 5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SK텔레콤은 모토로라의 모토로이 등 스마트폰에, LG텔레콤은 전략 단말기인 맥스에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휴대전화에 대한 보조금이 준 대신 스마트폰 등 일부 전략 제품에 대해서는 보조금이 유지되면서 번호이동 시장은 증가세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