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에 나오는 직업은 대개 극중 긴장감과 이야깃 거리를 늘리기 위해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다. 의사나 변호사같은 전문직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너무 흔히 포장되는 직업은 다름 아닌 ‘마케터’다. 흔히 마케터라고 하면 회사 임원 앞에서 프레젠테이션하는 장면을 떠올린다. 이는 단편적인 모습일 뿐, 숨 돌릴 틈 없이 쏟아지는 신제품 가운데 자사 제품을 부각시키려 매일 아이디어를 쏟아내야만 하는 치열한 현실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제품 하나를 팔기 위한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수량, 단가, 기간, 노출방법, 선택, 빈도 수, 행사 진행 여부 등을 사전에 미리 파악하고 계산해야 한다. 기획 단계에서 무산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며 아무리 마케팅을 계획적으로 진행했다고 해도 그 효과가 실질적으로 ‘드러나기’는 어려울 때가 많다.
열심히 준비해도 결과가 시원치 않은 경우도 있는 반면, 적은 공과 노력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박’이 터지는 경우도 있다. 택배 포장 같은 사소한 업무부터 수십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언제, 어느 곳에, 어떻게 집행해야 하는지 계획하고 실행하는 모든 과정이 바로 ‘마케팅’이다.
특히 마케터로서의 능력을 가장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오프라인 행사다. 신제품 발표회나 기자·블로거 간담회 등 오프라인 행사는 기본 기획에서 초청 대상자와 꾸준한 연락, 장소 섭외 및 행사 시 사용할 물품 외에도 준비할 것들이 수백가지에 이른다. 전문 대행업체도 있지만 담당마케터가 A부터 Z까지 전체적인 흐름을 완벽하게 챙길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마케팅이야말로 ‘꼼꼼함’이라는 주춧돌을 기반으로 두뇌와 육체를 공동으로 활용해야 하는 대표적인 분야다. 마케팅 선구자는 아이디어나, 상상력, 역발상, 창의력 등을 마케팅의 근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이 모든 것들은 ‘꼼꼼함’이라는 기본적이고 체계적인 마인드 없이는 불과하다.
아이디어는 많은데 덜렁대는 마케터, 실천 능력이 부족한 마케터는 마케팅 분야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마케터로서의 ‘아이디어, 상상력, 역발상, 창의력’을 얻고 싶은가? 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부터 꼼꼼한 습관을 갖자.
MSI코리아 마케팅부 함지영 과장(brendaham@msi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