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에서 대표적인 인터넷 규제로 꼽히는 본인확인제 등에 대한 반발이 꼬리를 물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동영상 UCC서비스인 판도라TV는 6일 방송통신위원회에 해외 서비스에 대한 국내 서비스의 역차별 문제에 대해 방통위와 문화체육관광부에 공개질의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판도라TV는 방통위에는 본인확인제와 관련한 공개질의서를, 문화체육관광부에는 저작권법과 관련한 공개질의서를 제출한다.
공개질의서에는 유튜브 등 해외 서비스는 본인확인제에 적용을 받지 않는데다 불법 저작물이 사실상 자유롭게 유통되는 등 저작권법의 치외법권 지대가 되는 상황에서, 이들 규제를 준수하는 국내 서비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담고 있다. 본인확인제와 관련해 판도라TV 관계자는 “판도라TV에 동영상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려면 누리꾼 입장에서 절차가 복잡하나, 유튜브에서는 간단하다”면서 “이는 불공정 경쟁”이라고 말했다. 저작권법과 관련해서는 유튜브에 방송사의 콘텐츠가 불법으로 올려져 유통되고 있는데도, 콘텐츠 삭제 등의 필터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판도라TV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방송사 등 국내 콘텐츠 제공사들이 유튜브에 올라오는 자사 불법 콘텐츠를 감시하는 것은 쉽지 않고 시정조치를 하기도 어렵다”면서 “불법 콘텐츠에 대한 누리꾼들의 수요는 상당하기 때문에 유튜브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서비스인 유튜브가 콘텐츠 경쟁력이 우수한 탓도 국내에서 유튜브의 성공 가도를 이끌고 있지만, 인터넷 규제로 인한 역차별도 주요한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 다음디렉토리 검색결과에 따르면 유튜브는 국내에서 유튜브의 본인확인제 거부 논란이 빚어진 지난해 4월부터 페이지뷰(PV)가 급상승하기 시작해 7월에는 판도라TV를 제쳤다.
반면 판도라TV는 지난 3월까지 PV가 상승곡선을 그렸다가 4월부터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더구나 유튜브의 공세에도 수년간 국내 시장을 지켰던 동영상 UCC 서비스들은 지난해부터 구조조정 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초에는 KT가 서비스해온 ’올팟’이 중단된 데 이어 엠엔캐스트가 문을 닫았다. 올해에도 지난 2월에는 NHN이 네이버 비디오 서비스를 종료했고, 비슷한 시기에 하나포스닷컴도 대표적인 서비스인 앤유라이브를 접었다.
특히 본인확인제는 최근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잇따라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방통위도 대안 찾기에 나서는 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IT전문지인 블로터닷넷이 본인확인제 대상에 포함되자, 적용을 받지 않기 위해 댓글 게시판을 닫고 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한 독자와의 소통 기능을 모색하고 있다. 판도라TV 관계자는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국내법을 준수하는 동영상 사업자는 문을 닫을 판”이라며 “공정한 경쟁구도가 이뤄지지 않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