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원대에 육박하던 전자책(e북)이 최근들어 가격이 반토막이 나며 그동안 활성화되지 못했던 전자책 시장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가 ‘파피루스’라는 전자책을 선보일때만 해도 가격은 37만원대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았다. 이후 아이리버가 34만원대 ‘스토리’를 출시했지만 이 또한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최근 인터파크가 출시한 ‘비스킷’도 39만원대였다.
전자책 가격파괴는 중소 전문업체가 포문을 열었다. 넥스트파피루스가 6일 20만원대 초반 제품인 ‘페이지 원’을 선보인데 이어 네오럭스도 이달 중 20만원 중반대 ‘누트3’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20만원대라면 주 소비자층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생들에게도 부담이 없는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전자책 활성화의 걸림돌로 세가지를 지적한다. 첫째 소비자의 저항을 불러오지 않는 합리적인 가격, 둘째 다양한 콘텐츠 확보, 셋째 불법복제 방지와 저작권자와의 수익배분 구조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문제가 가격 인하였다. 아무리 많은 콘테츠를 갖추고 이통망을 지원해도 단말기 가격이 비싸면 소용이 없다. 단말기가 잘 팔리고 이에 따라 콘텐츠도 풍성해지면 다시 단말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
전자책 시장은 올해가 사실상 활성화의 원년이다.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는 단말기와 콘텐츠를 합쳐 2010년 845억원, 2011년 2233억원, 2012년 4192억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전세계 전자책 시장은 아마존 킨들이 주도하고 애플의 아이패드가 출시되면서 아이패드가 전자책 시장의 일정 부분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아이팟에서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전자책의 대중화는 가격인하에서 시작된다. 안방을 지키는 첫 단추는 국산 전자책의 보급 활성화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