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변혁 아닌 현상유지 도구"

“피델 카스트로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의존했다면 쿠바 혁명에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캐나다 출신의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의 가상 진단이다. 글래드웰은 “소셜 미디어는 사회 변혁의 도구이기보다는 현상유지의 장치”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8일 밴쿠버 선 지가 전했다.

그는 온라인 테크놀로지의 변화를 주제로 밴쿠버에서 열린 F5 엑스포 콘퍼런스에서 강연을 통해 “우리가 소셜 미디어의 중요성이나 의미를 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블링크’ ’티핑포인트’ ’아웃라이어’ 등 잇단 화제작으로 유명한 글래드웰은 온라인 네트워크가 강력해 보이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연결성이 얕다는 사실은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글래드웰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소셜 미디어의 온라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백악관까지 가는 데 성공했지만 오바마의 인기와 지지도는 집권 후 내려앉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카스트로 방식으로 구축된 연대망은 혁명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그는 “소셜 미디어 방식의 네트워크로 카스트로는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릴 수 없었을 것”이라며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의 유대를 어떻게 배양해 가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력한 연대는 사적 영역에 속할 수 있는 친구 관계에서 나온다고 그는 강조했다.

가령 페이스북에서 수 천명의 친구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관계가 사적 친구간 신뢰나 연대로 발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글래드웰은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에 관한 가장 중요한 첫째 사실은 그 것이 연약한 유대를 촉진할 뿐 강력한 연대를 가능케 하는 엔진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은 익명성과 광범위한 전달력을 갖고 있으나 반면에 신뢰를 구축하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느슨한 유대는 음료나 리얼리티 TV쇼의 판촉에는 적합하지만 강력한 연대를 이루는데는 신뢰가 필수 조건이라고 글래드웰은 강조했다. 글래드웰은 평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와 담을 쌓고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의 다른 인터뷰에서 자신의 블로그는 6개월에 한 번 정도만 업데이트한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