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마저 승부 조작 `충격`

 e스포츠의 대표 종목인 ‘스타크래프트’에서 승부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그동안 의혹으로만 제기됐던 승부조작 사건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상당한 파장을 예고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 브로커의 존재와 실제 선수들의 연루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게 된 것은 스타크래프트를 소재로 한 불법 베팅사이트와 불법 브로커가 연계해 승부를 조작했다는 정황이 나왔기 때문이다. 본지 1월 5일자 8면 참조

 현재 10여명의 선수가 승부조작에 관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스포츠 승부조작에 관한 소문은 이전부터 있었다. 스타크래프트 경기가 개인경기여서 승부 조작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나이가 어려 불법 베팅사이트와 연계된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김철학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장은 “수사를 통해 브로커가 존재했고, 승부조작이 실제로 일어났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이러한 사태의 재발방지와 근절을 위해 불법 베팅사이트나 브로커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혐의 내용은 아직 확인된 것이 아니고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수사결과에 따라 선수 가담 등이 확인되면 재발방지 차원에서 강하게 징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수사가 마무리 되는 대로 상벌위원회를 거쳐 관련 선수들을 징계하고, e스포츠를 베팅 소재로 하는 불법 사이트의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협회는 불법 베팅사이트 모니터링 인력도 두 명 배치했다. 이와 함께 e스포츠가 불법 베팅에 쓰이는 개연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리그 구조도 바꿨다. e스포츠협회는 진행 중인 신한은행 프로리그 4라운드부터 출전선수를 사전에 공개하지 않고, 현장 공개로 바꿔 베팅을 어렵게 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