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미국이 손을 잡고, 한국이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풀HD 수준의 지상파 3차원(3D) 입체 방송 방식을 미국 표준으로 추진한다. 또 스위스의 미디어 솔루션그룹인 쿠델스키그룹과 스카이라이프가 3DTV 분야의 포괄적 제휴를 맺고 3D 방송의 활성화를 위해 협력한다. 한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3D 연합전선이 확대되면서 3DTV 분야에서도 우리나라가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덩달아 커졌다.
북미 디지털 방송 표준화 기구인 ATSC(Advanced Television Standards Committee)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NAB 2010’에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3DTV 표준화 공동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13일(현지시각) 교환했다.
이 MOU는 우리나라가 오는 10월 풀HD 수준의 3D 지상파 실험방송에 성공하면 미국 ATSC가 표준안으로 채택, 추진한다는 것이 골자다.
한국이 시도하는 풀HD 지상파 3D 방송은 지상파방송의 주파수 대역 문제를 해결했을 뿐 아니라 3D 방송을 2DTV로도 화질 저하 없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ATSC는 2012년 상용화를 목표로 3D TV 관련 표준을 제정 중으로, 한국의 방식이 지상파 방송의 한계를 해결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TTA는 동영상전문가그룹(MPEG)·미국텔레비전기술자협회(SMPTE) 등 각종 표준화단체와도 논의 중이다. 세계적인 협력 전선이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마크 리처 ATSC 대표는 “한국이 공격적으로 3DTV 방송을 추진함으로써 이 분야에서 앞선다”며 “앞으로 차세대 방송 분야에서 다양하게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의 미디어 솔루션그룹인 쿠델스키그룹은 스카이라이프와 제휴, 세계 최초로 진행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공동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3D 콘텐츠 부족을 장기적으로 해소할 영화대여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3D 기술진을 함께 양성할 계획이다. 수신제한장치(CAS) 기업인 나그라비전을 포함한 쿠델스키그룹은 3D 솔루션에서 우위를 점하고, 스카이라이프는 국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함과 동시에 해외 방송사업자들에 기술과 콘텐츠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와 SBS는 비실시간(NRT) 방식의 지상파 3D 방송을 세계 최초로 시연함으로써 주목을 끌었다. 이 방식은 2D 방식으로 시청하다 향후 3D 촬영분을 다운로드해 볼 수 있는 방식으로 3D 콘텐츠의 활용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니는 미국 스포츠 채널 ESPN과 협력해 3D 스포츠 생중계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소니는 3D가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영화와 스포츠 분야의 3D 콘텐츠 발굴에 집중하기로 했다. 스파이더맨 4와 스머프 등의 영화를 3D로 제작하는 한편 ESPN과 협력해 내년 85개의 스포츠 이벤트를 생중계한다. ESPN은 이를 위해 새로운 3D 네트워크를 소니 기술을 바탕으로 구축한다. 히로시 요시오카 소니 부사장은 “수준 낮은 3D가 소비자의 3D에 대한 인식을 망칠 수 있다”며 “3D는 다음 세대의 광대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서 자연스러운 경험으로 보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