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블루오션의 이정표 `국가 융합기술지도`](https://img.etnews.com/photonews/1004/100415062700_426891144_b.jpg)
20세기 IT혁명 이후, 세계는 이종(異種) 신기술 간 또는 이종 신기술과 제품·서비스를 결합시킨 ‘융합기술(Converging technology) 개발’을 국가 최우선 정책 중 하나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이미 2001년 국가차원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한 ‘NBIC 융합기술’ 발전 전략을 수립해 새로운 학제적, 과학 상호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도 장차 생명현상의 해명, 지구환경 변동의 예측 등 융합기술이 해결할 ‘10대 난문(難問)’을 설정하는 등 발 빠르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융합기술 추진전략으로 ‘NBIC 융합기술지도(안)’를 마련하고 금년 상반기 내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지도는 앞으로 우리나라 융합기술 정책방향 설정 및 부처별·사업 간 연구수행의 투자조정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매우 잘한 일이다.
기술지도란 미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 혹은 산업 및 국가 차원에서 향후 개발해야 할 기술과 제품을 예측해 최선의 대안을 선정하는 기술기획의 한 방법으로 기업과 정부에서 기술개발과 관련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거나 기술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데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해당 기술의 현재 위치와 나아가는 방향을 알 수 있게 해줌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에도 유용한 수단이 되며 나아가서는 복잡한 국가 차원의 융복합기술 관리를 위해서도 매우 효과적이다.
이번 ‘NBIC 융합기술지도’는 고령친화의료기기, 바이오 의약품, 가상현실, 라이프 로봇, 고효율 저공해 차량 등 바이오·의료, 에너지·환경, 정보통신 등 실용정부 중점 산업정책인 신성장동력과 녹색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앞으로 우리나라 먹거리를 책임질 핵심 제품·서비스와 이를 위한 융합기술을 도출·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의료 분야에서는 바이오의약품, 바이오자원·신소재·장기개발, 메디-바이오 진단시스템 등을, 에너지·환경 분야에서는 스마트상수도 및 대체수자원 확보 등을 우선 추진 중점과제로 정했다.
정보통신 분야 우선 중점 과제로는 가상현실, 융합LED, 지능형 융합 자동차, 웰페어 융합 플랫폼, 라이프로봇 바이오에너지, 고효율저공해차량 등이 선정됐다.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친환경 저에너지 건축, 차세대 웹, 차세대 융합네트워크, 실감 DTV방송, 청정생산용 첨단제조 로봇시스템, 차세대 무선통신, 시스템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미래도시시스템, 지능형인터페이스 등을 후속 추진과제로 추렸다. 중점과제를 제외한 23개 융합과제는 국가연구개발 주요계획상의 전략 추진분야이므로 후속 추진과제로 분류됐다.
나는 융·복합 기술 개발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복잡도 관리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작성되는 기술지도가 관련 연구개발 당사자는 물론이고 관리자, 정책입안자 등 R&D 가치사슬에 연결된 모든 이해관계자가 여러 기술과 산업이 융합된 망망한 바다를 항해함에 있어 길을 잃지 않고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는 데 큰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귀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첨단융복합기술전문위원장 krlee@ee.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