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항공대란 물류체계 재점검의 계기돼야

 지난 14일(현지시각) 아이슬란드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에 따른 항공대란 여파가 심각하다. 18일 현재 비행기 운항이 전면 금지된 곳은 오스트리아, 벨기에, 크로아티아,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뿐 아니라 스페인, 루마니아, 프랑스와 독일의 대부분의 공항이 이착륙이 금지되거나 전면 폐쇄됐다.

 다행이 네델란드 KLM과 독일의 루프트한자가 승객을 태우지 않고 시험비행을 통해 화산재가 항공운항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고해 최악의 국면은 벗어나는 추세다.

 화산재에 따른 항공대란은 발생 직후 항공·여행업계에 직격탄을 날렸지만 지난 주말을 넘기면서 우리나라 수출의 최첨병인 전자업계에도 피해를 주기 시작했다. 특히 휴대폰, 반도체 등 고부가 제품을 항공수송하는 전자업계 특성상 화물기의 결항은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이닉스는 이번 사태로 사흘째 반도체 유럽 수출을 못하고 있다. 매출 손실은 하루 10억에 달한다. 삼성과 LG전자도 유럽 휴대폰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은 현지법인이 보유한 재고로 버티고 있다고 하나 사태가 장기화땐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가전제품은 국내 업체들이 유럽 현지에 생산법인을 갖추고 있어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업계 수출 차질의 심각성은 19일 무역협회 발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하루 수출 차질액이 2800만달러 가운데 전자제품이 2300만달러로 79%를 차지한다. 지난 16일 이후 누적 수출 차질액도 1억1200만달러에 달한다.

 이제 국내 IT업계의 대응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공항이 폐쇄되지 않은 남유럽 공항을 우회해 나머지 지역은 육상을 이용한다던가, 디스플레이처럼 일부 제품의 해상운송도 확대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아이슬란드발 항공대란이 국내 업체들의 물류체계 재점검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