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깊고 길게 느껴져도 봄은 여김없이 찾아온다. u시티 사업을 초기부터 진행하며 이제는 u시티 사업에도 봄이 오지 않나하는 기대를 한다. u시티 사업이 과연 성공할 것인가 실패할 것인가를 놓고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들으며 직접 사업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체감하는 느낌은 아마 지난 겨울 한파에 부는 강풍을 맞는 그런 느낌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최초 사업인 동탄 u시티를 운영하며 성과에 대한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또 파주, 판교, 광교 등 현재 진행중인 사업도 마무리 단계다. 그리고 이제는 u시티에 대한 막연한 기대에서 현실적인 분야로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 크고 화려한 요구보다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필요성을 인식하고, 구축의 중요성 못지 않게 운영을 위한 제도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한 단계 성숙한 분위기다.
그간 해외에서도 u시티 용어는 이제 보통 명사화 되어 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시작한 사업 용어가 많은 나라의 전문가들의 입과 글에서 회자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약 20개국, 200명 이상의 외국 정재계 주요 인사가 지난해 경기도의 작은도시에 u시티를 보기 위하여 방문했다.
지난달 국토부 주관으로 콜롬비아에서 열린 u시티 해외 로드쇼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확실히 느낄수 있었다. 물론 도시 건설과 연관된 사업으로 단기간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그런 사업이 아니라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기까지 시간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모든 것이 희망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만은 아니다. u시티 사업을 국가 브랜드가 있는 융합 시대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키우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봄날의 새순을 가꾸는 농부의 심정을 가져야 한다. 필요할 때 영양을 공급하고 때로는 병충해를 막기 위해 겉은 싸서 보호하는 과정도 필요하듯 풍성한 가을의 수확을 기다리는 마음이 필요한 때다.
현재 u시티 사업도 이러한 상황과 비슷하다. 자리를 잡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너도나도 이 사업에 뛰어들어 과당 경쟁을 유발하면 기술 경쟁이 아니라 가격 경쟁으로 전개될 우려가 있다. 그 결과는 일일히 설명하지 않아도 예측이 가능하다.
종합적 사업 특성을 갖는 사업이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절실한 상황에서 저가 하도급의 악순환, 전문 분야를 넘어선 우선 살고보자식의 이전투구, 시장의 레드 오션화에 따른 다른 유행을 만들려는 시도로 해외 용어로 포장한 유사 사업의 등장. 이러한 결과는 수년을 많은 노력을 들여 일구어 놓은 기회를 상실하고, 시장만 만들고 우리는 그 시장에서 퇴출 당하거나 아니면 주변인으로 머무르는 불행을 가져올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사업 발주처에서는 먼저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발전적인 기술 경쟁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쳐야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 의욕을 보호하기 위한 상생의 협력관계를 만들어 기술 개발의 토양을 육성하고, 대기업 간에는 협력과 경쟁을 통해 영역을 전문화 시켜야한다. 정부는 융합의 시대에 맞게 빠른 대응 정책을 발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봄 바람의 꽃샘 추위를 이기지 못하면 가을의 결실도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박진식 KT 기업부문 공공고객본부 u시티 담당 상무 jinpark@k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