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황창규 R&D기획단장에 거는 기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정부 산업기술 연구개발(R&D) 지휘자로 돌아왔다. 우리나라 반도체산업 도약에 한 획을 그은 그가 지식경제 R&D 전략기획단장을 맡게 됐으니 기대가 더 없이 크다. 무엇보다 정부가 꽁꽁 쥔 산업 R&D 기획, 선정, 예산배분 등의 권한을 민간에 넘겨주면서 맡긴 초대 단장이란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의미다.

 이번 정부 들어 가장 잘한 일 중의 하나가 정부 R&D의 칸막이를 없애고, 민간 영역으로 활짝 개방한 것이다. 연구실마다, 기관별로 높게 친 두터운 벽이 많이 허물어졌다. 통섭 R&D 개념이 연구기관마다 널리 퍼져, 이제 ‘서로 엮이지 않는’ 연구는 선택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기획단장에 민간 CEO 출신을 앉히면서 얻으려 했던 것도 바로 ‘융합’과 ‘통섭’일 것이다.

 황 단장은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연구개발 혁신을 이끈 주인공이다. 더욱이 삼성종합기술원장으로서 미래 기술 전략과 기획을 통달할 정도로 익혔을 것이다. 그는 “민간기업에서 익힌 기술 혁신과 연구 경험을 이제 나라를 위해 쓰려고 한다”고 첫 포부를 밝혔다. 국내 최고 기업의 CEO까지 오르면서 성공의 절정을 맛본 그가 이제 국가 산업의 미래를 짜는 것으로 성공의 또 다른 페이지에 도전한다.

 무엇보다 우리 산업기술 R&D에 개방과 경쟁, 혁신의 기운이 넘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지금까지 추격 전략에 있어 우리나라는 성공적으로 달려왔다. 앞으로는 추격을 넘어 선도해야 글로벌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0년 뒤인 2020년에 우리나라가 세계 5대 기술 강국에 진입하기 위한 힘찬 걸음을 기대한다.